나의 이야기

나의 체중조절 프로젝트 - 중간보고서

빌레이 2021. 3. 1. 11:51

나는 지금 체중감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노력에 착수했다. 당시의 내 체중은 68kg 후반대였다. 한달이 지난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본 체중은 63.35kg이다. 4주 동안 5kg 정도를 줄인 셈이다.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최종 목표인 58kg대를 유지하여 건강한 몸으로 거듭날 그 날을 위해 중간정산을 해보자는 의미로 지난 1개월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보통 다이어트 초기엔 몸의 수분이 빠져 나가서 체중이 빨리 줄지만, 체지방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줄어들기 때문에 내게는 지금부터가 진정한 체중조절 단계라 할 수 있다. 더욱 힘들어질 앞으로의 체중조절 후반전도 성공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아야 하는 때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1. 체중조절의 동기와 목적을 잊지 말자.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고생했던 5개월 전의 일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정형외과에서 MRI 진단 후에 척추 신경주사 치료를 잘 받은 덕에 통증이 어느 정도는 가라앉았으나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았다. 나와 똑같은 병명으로 허리통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실내암장 선배님의 권유에 따라서 일단 5kg을 감량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허리통증을 다스리기 위한 체중감량이니 척추뼈를 감싸고 있는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건 당연했다. 기왕 운동하는 것이니 근육을 키우기 위한 클라이밍도 더욱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 5kg을 감량하기 전과 후의 내 허리 상태는 상당히 다르다. 현재는 체중감량 이전보다 허리통증이 많이 호전되었다. 아직 파워가 부족하지만 몸이 가벼워져서 그런지 실내와 자연암벽에서의 클라이밍도 예전보다는 더 즐겁게 하고 있다.

   암 같은 큰 병은 없으니 거의 무시하고 지나쳤던 건강검진 결과도 이번엔 체중조절의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다. 일단 내몸에 '비만'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평소에 내가 뚱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서 '과체중'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으나, 전문진단장비와 의사선생님들의 판단이니 억울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수명이 26.2세라는 판정도 여느 때와는 다르게 새롭게 다가왔다. 그다지 길지 않을 수도 있는 여생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권장하는 60kg대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내가 좋아하는 클라이밍을 맘 놓고 즐기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내 키에 맞는 표준체중인 58kg대에 이르기까지는 체중조절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만들자.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 중에서 권위 있는 의사선생님들의 자료만을 참고하여 내 스스로 나에게 적합한 식단을 준비했다. 인쇄된 1주일의 식단을 냉장고 문에 붙여놓고 아내에게도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퇴근 후의 피곤함을 핑계 삼아 한두 잔씩 마시던 맥주는 끊기로 했다. 알콜이 체지방으로 쌓인다는 어느 의사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맥주가 생각날 땐 탄산수를 마시라는 그 의사선생님의 권유가 내게는 특효약처럼 잘 들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한 닭가슴살은 포장육이나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니 계속 먹어도 전혀 물리지 않고 맛있었다. 저녁식사엔 알배추쌈을 빼놓지 않고 먹고 있는데, 식감도 좋고 포만감도 높아서 모든 고기, 생선, 두부 등을 살짝 데친 알배추에 싸먹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쌈채소와 알배추쌈을 자주 먹으니 소화가 잘 되고 야식도 별로 생각나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기 전에 배고픔이 느껴지면 껌을 씹었다. 씹는 행위가 잠시 뇌를 속여서 포만감을 줄 수 있다고 하여 실천해 봤더니 신기하게도 허기가 사라졌다. 주말이면 겸상하게 되는 아들녀석은 요즘의 내 식단을 염소식탁이라고 놀리곤 한다. 그러면 나는 초식동물인 말띠라서 이게 좋다고 응수한다. 일하다가 간식이 생각날 때는 당류가 많은 과자나 빵 종류 대신에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바나나 등의 과일을 먹었다. 플레인 요거트에 견과류를 넣어 먹는 것도 좋은 간식이 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면 접촉이 줄어든 주변 환경이 지금까지의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 면이 있지만, 앞으로도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내게 주어진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법을 생각해 내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3.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진리를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한다.

   체중감량을 신경쓰면서 내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지난 한달 동안의 과정이 전혀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극심한 허리통증을 겪기보다는 잠시 동안의 허기를 견뎌내자는 생각을 하니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건강한 몸을 되찾기 위한 치료 과정으로 인식하고,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하는 것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라는 마음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내일부터는 개강이니 또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내가 하고자 하는 강의와 연구도 열심히 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앞으로도 몸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생활습관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내가 목표로 하는 체중조절이 성공한 그 날에 환희 가득한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요즘엔 맥주 대신에 탄산수를 와인잔에 마시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호사를 누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 나의 잔여수명이 26.2세라는 판정이다. 이제는 여생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시기인 것이다.
▲ 나의 체지방률은 '비만'에 속한다는 판정이다. 약 7kg을 감량해야 권장체중이 된다고 한다. 2020년 12월 초의 건강검진 결과이다.
▲ 요즘엔 빅데이터 시대인 만큼 건강검진 결과도 스마트해졌다. 전적으로 믿지는 않고 참고만 해야겠다.^^ 
▲ 알배추쌈과 함께 나의 다이어트를 위해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탄산수. 플레인 탄산수가 아닌 '탄산음료'는 다이어트의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