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도봉산 주변길 걷기(우이령길-사패산-백석천-중랑천-도봉산역) - 2021년 1월 13일(수)

빌레이 2021. 1. 14. 02:42

어제는 오후에 함박눈이 내렸다. 재택근무를 한답시고 하루종일 문지방을 넘지 못했다. 따뜻한 아파트 거실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창밖으로 흩날리는 눈발을 구경만 했다. 오늘 아침엔 밖으로 나가서 눈길을 오래 걷고 싶었다. 방학 중에는 대체로 일정이 자유로우니 아무리 바빠도 주중에 하루는 짬을 내어 산에 가리란 마음 속의 계획을 실천하고도 싶었다. 우이령길을 통해 교현리로 넘어가서 원각사에서 사패산에 오르고, 안골에서부터 백석천과 중랑천의 산책로를 따라서 도봉산역까지 8시간 30분을 꾸준히 걷는 것으로 마음 먹은 바를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땅콩카라멜과 파워젤을 간간히 먹으면서 걸으니 한결 피로가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 걸을 땐 행동식으로 에너지를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는 사실도 실험해 볼 수 있었던 하루였다. 

 

사전예약제 구간인 우이령길은 평일인데도 인터넷 상으로만 탐방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해서 스마트폰으로 매뉴얼에 따라 탐방허가를 위한 QR코드를 받아내는 것이 여간 번잡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예전처럼 탐방인원이 다 차지 않았을 경우엔 현장에서 간단히 신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통과시켜 주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국립공원공단에서 모든 것을 전산화 해야 한다면 현장 근무자가 직접 입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산에 와서까지 통제 당하고 있는 듯한 씁쓸한 기분으로 시작했지만, 산길을 오래 걸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 우이령길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오봉이 반겨준다.
▲ 어제 오후엔 함박눈이 내렸다. 집콕하고 있다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우이동 경전철역에서 우이령 탐방안내소까지 가는 2km 남짓의 '육모정길'은 넓은 흙길이다. 
▲ 우이령길 통제소에서 스마트폰으로 공단 직원이 안내해 준 매뉴얼대로 해서 한참만에 탐방 허가를 위한 QR코드를 받았지만, 정작 출입구의 QR코드 인식기는 먹통이었다. 탐방객들의 시간만 지체시키는 출입통제 시스템은 개선되어야만 한다.
▲ 우이령길은 온통 눈길이었지만, 완만해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 우이령 고갯마루엔 대전차 장애물이 남아있다.
▲ 우이령길 양쪽 통제 구간의 길이는 총 4.5km이다.
▲ 우이령길에선 오봉이 잘 보인다.
▲ 산책하듯 우이령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었다.
▲ 양 옆으로 군부대 시설이 자리한 교현리 탐방안내소가 보인다.
▲ 우이령길을 벗어나 우회전 하여 북한산둘레길 '송추마을길'로 접어든다.
▲ 버스 정류장 2개 구간 정도의 거리를 자동차 소음 속의 4차선 도로변 인도로 걸어야 한다.
▲ 두어 달 전 노고산을 종주할 때 걸었던 구간을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 둘레길은 웬만한 눈이 쌓여도 아이젠 없이 걸을 수 있어서 좋다.
▲ 눈 쌓인 곳이 많아서 둘레길 중간의 쉼터가 마땅치 않았는데, 송추탐방안내소에서 2백 미터를 올라간 곳의 울대습지가 생각났다. 
▲ 예상대로 눈 내린 이후로 사람의 흔적이 없는 울대습지의 양지바른 벤치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다.
▲ 울대습지를 구경하면서 쉼터로 애용할 수 있는 데크는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어서 한적하고 좋다.
▲ 우측의 둘레길에서 내려와 좌측의 오봉 등산로로 2백 미터만 올라가면 쉼터로 적당한 울대습지가 나온다.
▲ 다시 둘레길을 따라서 원각사로 향한다. 송추유원지 입구의 레스토랑도 지나고...
▲ 둘레길 좌측으로 외관순환고속도로가 있어서 자동차 소음이 심한 곳이다.
▲ 도로 아래로 이어진 길에서는 소음이 덜하다. 사패산 정상부가 오똑하게 잘 보이는 구간이다.
▲ 예전에 걸어보았던 '산너미길'도 걷기 좋은 길이었다. 오늘은 가보지 않았던 원각사를 통해서 사패산으로 간다.
▲ 처음 와본 원각사를 통과하고... 
▲ 등로 바로 옆의 원각사 불상이 절의 규모에 비해 너무 크다는 생각이.... 
▲ 사패산 정상을 왼쪽에 두고 돌탑이 보이면... 바윗길이 시작되는 곳인 듯하다.
▲ 바윗길로 사패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을 듯한데... 
▲ 저 멀리 도봉주릉과 만나는 고갯마루가 보인다.
▲ 도봉주릉 위의 이정표. 사패산은 원각사에서 오를 때 정코스라는 느낌이다.
▲ 사패산 정상 바로 밑에 안골 갈림길이 있다. 이곳에서 안골 방향으로 하산했다.
▲ 사패산 정상에서 본 도봉산 주릉과 오봉능선의 하늘금.
▲ 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찼던 사패산 정상에서... 사진 속의 부자로 보이는 두 산객을 위해서 기념사진을 찍어줬다.
▲ 안골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 본 바위가 거대한 얼음처럼 보였다.
▲ 암질이 독특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던 바위.
▲ 안골로 내려가는 길에 산길이 끝나는 지점.
▲ 안골입구까지 포장된 임도를 따라간다.
▲ 북한산둘레길은 우측으로 이어지지만 나는 안골로 내려가서 백석천을 따르기로 한다.
▲ 의정부시를 관통하는 백석천은 중랑천으로 합류하기 전의 하류라서 그런지 둔치가 제법 넓다.
▲ 의정부 시민들의 산책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백석천에는 벽화들도 많았다.
▲ 백석천이 중랑천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 백석천에서 서울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회룡천이 중랑천으로 흘러든다. 회룡역에서 회룡천을 따라서 사패산에 오를 수도 있다.
▲ 수락산을 종주하고 회룡역에 들어서기 직전에 중랑천을 건너는 다리이다. 저멀리 도정봉과 수락산이 보인다.  
▲ 도봉산 정상부가 보이는 이 신호등을 건너면 좌측에 창포원이 있다.
▲ 서울둘레길 시점이기도 한 창포원은 도봉산역 바로 옆에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도봉산을 멀찍이 두고 거의 한 바퀴를 돈 셈이 되었다.
▲ 오늘 걸었던 경로를 대충 그려보니... 몇 킬로미터를 걸었는지 모르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