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양주시 불곡산 둘레길 - 2021년 1월 9일(토)

빌레이 2021. 1. 10. 08:08

북극한파라고 한다. 오늘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4도를 가리키고 있다. 어제는 영하 17도를 기록했다. TV 속의 일기예보는 내가 마음 먹었던 토요 산행을 망설이게 할 정도로 외출을 자제하라는 위협성 멘트를 동반한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서서 애마를 타고 45분 만에 양주별산대놀이 주차장에 도착한다. 3년 전 추운 겨울날에 불곡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았던 순간이 아직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때는 전철을 타고 와 양주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약 15km 거리를 걸었다. 오늘은 차를 가져왔으니 온전히 둘레길 13.3km만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원점회귀 코스를 걷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여러 둘레길 중에서 하룻 동안 산 하나를 완벽하게 돌 수 있는 길은 드물지 싶다. 불곡산 둘레길은 오솔길과 임도가 이어지는 산길만 계속되어 불곡산을 한 바퀴 도는 트레일이다. 운행 거리도 적당하고 완만한 산길이어서 호젓하게 마을 뒷동산을 산책하듯 걷는 맛이 그만이다. 겨울철에는 눈길에도 아이젠이 필요치 않고, 오늘처럼 양주향교에서 출발하여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면 하루종일 양지바른 길이 되어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불곡산 산림욕장 주변을 제외하고는 인적도 드물어서 숲길 걷기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추하는 바이다. 앞으로는 겨울철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한 차례씩은 불곡산 둘레길을 걸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양주별산대 놀이마당 바로 옆의 양주향교에서 양주시청 방향으로 오늘 산행을 출발한다.
▲ 양주향교 우측 담장을 돌아나가면 양주시청으로 가는 둘레길이 이어진다.
▲ 양주시청 뒷편의 숲속 도서관이 쉼터로 적당하지만, 자동차 소음 때문에 그냥 통과한다.
▲ 둘레길은 무조건 광백저수지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 가끔은 넓은 임도가 나오지만 둘레길의 거의 모든 구간은 오솔길이다.
▲ 어떤 구간은 최근 눈이 내린 이후로 내가 첫 발자국을 남겼다.
▲ 바위쉼터에서 커피와 빵으로 간식을 먹었다. 둘레길에는 이러한 쉼터가 심심찮게 나온다. 
▲ 둘레길 이정표는 그 어느 곳보다 잘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 우측 산자락의 천주교 공원묘지와 저멀리 청엽골 고개가 아스라히 보인다.
▲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여유도 가지면서....
▲ 최근에 설치한 듯한 이정표에는 GPS 좌표까지 적혀있다.
▲ 둘레길답게 정상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심심찮게 나온다.
▲ 갈림길이 많은 곳에는 어김없이 이정표가 있어서 안심하고 길을 찾을 수 있다.
▲ 작년에 네 번이나 등반했던 독립봉 암장의 어프로치 지점인 부흥사 앞이 이렇게 와보니 또 반갑다.
▲ 오늘은 부흥사 경내도 살펴본다.
▲ 부흥사 뒷편 기도터에는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바위 처마 밑에 단아한 불상 두 개가 있다.
▲ 부흥사를 지나서 돌아보면 우뚝 선 상봉과 왼편 아래의 독립봉 암장이 보인다. 
▲ 부흥사를 지난 고갯마루에 펼쳐지는 자작나무 숲 너머의 공원묘지 좌측에 청엽골 고개가 있다.
▲ 청엽골 고개를 지나면 광백저수지가 나온다. 우측 갈림길은 도락산과 한북정맥길로 통한다.
▲ 광백저수지의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얼음이 팽창하면서 내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렸다. 쩍쩍 얼음 갈라지는 소리... 물속의 구르릉 소리....
▲ 광백저수지 위에는 제법 넓은 자작나무 숲이 있다.
▲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면서 뒤돌아 본다.
▲ 햇살을 머금고 있는 자작나무의 하얗게 빛나는 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 둘레길 옆에는 광백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
▲ 김승골은 대교아파트에서 임꺽정봉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악어의 꿈길' 등반을 마치고 하산길로 택했던 곳이다.
▲ 추은 날씨 덕에 불곡산의 작은 계곡들도 모조리 얼었다.
▲ 여름철에 쉼터로 이용했던 적이 있는 선유동천 계곡이다.
▲ 임도 아래로 임꺽정 생가터를 표시한 거석이 있는데...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 불곡산 산림욕장 너머로 양주별산대 놀이마당이 보이면 트레킹 종점이다.
▲ 양주별산대 놀이마당 지붕은 갓 모양이다.
▲ 숲이 우거졌을 때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불곡산 산림욕장이다. 
▲ 산림욕장 앞에는 양주관아가 복원되어 있다.
▲ 양주시청이나 향교에서 출발한다면 겨울철엔 반시계 방향의 불곡산 둘레길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