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오래 걷기 : 2020년 3월 7일 (정릉계곡-보국문-산성계곡-국녕사-의상능선-산성길-칼바위능선)

빌레이 2020. 3. 7. 22:08

아침 8시 반 경에 집을 나와서 오후 5시 즈음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북한산의 등산로와 주변 산책길을 걸었다. "누죽걸산(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의 교훈을 제대로 실천한 하루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요즘이다. 개인 위생과 건강 관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등산이 제일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단체 산행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 서너 명이 단촐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한산보국문역에서 출발하여 정릉천변에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서 올라가면 북한산 정릉 탐방안내소가 나온다. 이 길은 평소 걸어서 출근할 때 가끔 걷는 구간이기도 하다.


지난 주엔 도봉산에서 만족스러울 만큼 길게 걸었다. 오늘은 북한산에서 오래 머물러 보기로 한다. 과거에 잘 다니지 않았던 경로를 생각하다 보니 국녕사가 떠오른다. 노적봉을 등반할 때마다 맞은편인 의상봉 아래에 자리한 국녕사의 거대한 불상이 도드라지게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한번은 구경하고 싶었다. 정릉탐방안내소를 통과한 후 계곡을 따라서 곧장 올라가면 보국문이다. 비교적 넓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만 가끔 나오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를 때면 등에 땀이 찬다. 보국문을 통과해서 산성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다가 경치 좋은 산영루 앞의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는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중성문을 통과하고 법용사 앞의 갈림길에서 국녕사를 향해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간다.


처음 본 국녕사의 대불상과 경내를 차분히 돌아본 후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의 능선에 올라선다. 의상능선 위의 등산로는 다른 능선길과 달리 여러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힘겹다.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한봉, 문수봉을 차례로 거치는 동안 체력은 많이 소진된다. 공사중인 대남문은 옆으로 우회하고 대성문을 거쳐서 오전에 통과했던 보국문 위를 지난 후 칼바위 능선길로 접어든다. 집으로 향하는 칼바위 능선길은 마실길이나 다름 없어서 지친 발걸음이지만 마음만은 편안한 하산길이다. 조카들은 제외하고 처갓집 형제들만 우리집에 모여서 조촐한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장인어른의 생신잔치를 치르기로 한 약속시간에 늦지않게 집으로 귀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