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레킹

[일본 다테야마 종주 트레킹 - 셋째 날] - 2018년 8월 21일(화)

빌레이 2018. 8. 23. 14:58

산행 경로 : 라이쵸산장 → 라이쵸타이라(캠핑장) → 오쿠다이니치다케(2606m) → 다이니치산장 → 다이니치타이라 → 쇼묘폭포 → 주차장


산장에서 모든 짐을 배낭 속에 꾸려서 산을 내려가야 하는 일정이다. 산행 거리도 어제보다 1.5배는 길다. 도상 거리가 15 킬로미터를 넘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10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 허리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부담감을 안고 아침 7시에 라이쵸산장을 출발한다. 캠핑장까지는 돌계단길을 내려가야 한다.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에 살짝 비가 내린다. 배낭에 레인커버를 하기 위해 일행이 잠시 멈추는 순간 주위에 무지개가 보인다. 어렸을 때 무지개가 보이면 날씨가 맑아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걸 믿어보기로 한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오늘 비가 내릴 것이고, 날씨 상황을 점수로 매긴다면 30점 정도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날씨는 100점 만점에 가까웠다. 산행을 시작할 때 무지개를 보았고,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 쇼묘폭포에서도 선명한 무지개를 보았으니 우리의 행운은 무지개가 지켜준 것이리라.


캠핑장을 통과하여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주능선에 올라서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오른다. 능선 상에 올라서서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오쿠다이니치다케 정상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오솔길이다. 어제의 산길보다는 완만해서 유럽 알프스의 산길을 닮은 구간이 많다. 오쿠다이니치다케 정상에서는 도야마 시가지와 도야마만을 끼고 있는 동해 바다가 잘 보인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등산로 주변의 식생은 달라진다. 키 작은 나무들이 나타나고 산죽과 푸른 초원이 산재한다. 설악의 서북주릉에서 보았던 풍광과 어딘지 닮아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츠루기다케의 멋진 풍광은 마루금을 걷는 동안 계속 이어진다. 다이니치산장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잠시 망중한을 즐긴 후 능선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항상 그렇듯 대체로 완만한 마루금 산행을 이어가다가 갑자기 가파른 하산길에 접어들 때면 힘겨움은 배가 된다. 긴 산행의 후반부에서는 피로감이 높아지고 무릎과 발바닥은 아프기 마련이다. 우리 일행 중에서는 박사장님의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평소에 산행을 즐겨하던 나같은 사람들도 힘들어 하는 하산길이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왼쪽 무릎을 제대로 굽힐 수 없었던 박사장님에게는 기나긴 하산길이 몇 곱절은 더 길고 지루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상무님, 안사장님, 그리고 내가 후미에서 천천히 보조를 맞추며 내려왔다고는 해도 다이니치 평원이 끝나고 쇼묘폭포 입구까지 내려와야 하는 급경사 길에서 겪었을 박사장님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전 구간을 걸어온 박사장님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종착점에서 만난 쇼묘폭포의 웅장하고 힘찬 물줄기와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의 무지개처럼 오늘의 산행도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오쿠다이니치다케로 향하는 마루금을 걷고 있는 박사장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2. 라이쵸산장 아래의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이다. 전날 오후에는 빗속을 뚫고 올라왔던 길이다.


3. 비를 뿌리는가 싶더니 약하게나마 무지개가 보인다. 무지개가 보이면 날씨가 맑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4. 마루금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다. 무로도 고원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곡선이 아름답다.


5. 능선길 우측으로는 츠루기다케의 웅장한 모습이 계속 따라온다.


6. 산허리를 돌아나가는 오솔길은 유럽 알프스의 산길을 닮아있다.


7. 츠루기다케는 보는 방향에 상관 없이 아름답다.


8. 무로도 고원과 깊숙히 패인 협곡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협곡은 쇼묘폭포로 이어진다.


9. 산허리를 돌아나가는 길이지만 돌길이 많다.


10. 카메라 렌즈로 댕겨보니 골짜기에 남아있는 눈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 


11. 우리가 점심을 먹을 다이니치산장이 저멀리 보인다.


12. 조금만 더 걸어가면 오늘의 최고봉인 오쿠다이니치다케(2606m)가 나온다. 


13. 등로 옆의 앙증맞은 웅덩이 너머로 잘 생긴 츠루기다케가 보인다.


14. 산봉우리 너머로 도야마 시가지가 보인다.


15. 도야마 시가지 너머는 동해 바다이다.


16. 오쿠다이니치다케(2606m) 정상이다.


17. 정상에 올라서서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본다.


18. 오쿠다이니치다케 앞 삼거리의 이정표.


19. 능선길은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와야 하는 위험한 구간도 있다. 저멀리 보이는 절벽 아래에서 일행 중 한 명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20. 이제 무로도 고원과 다테야마 산군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21. 전용버스만 다닐 수 있는 무로도 고원의 포장도로를 줌인해 보았다.


22. 능선길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23. 해발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나무들의 키도 서서히 커진다.


24. 키 작은 나무들과 올망졸망한 바위들이 나타나니 설악의 서북주릉이 연상된다.


25. 배경을 장식하는 츠루기다케까지 설악산 귀때기청 부근의 풍경을 닮은 구간이다.


26. 때로는 웅덩이를 건너는 목도를 만나기도 한다.


27. 초원에 놓인 목도는 비로 인한 유실 방지를 위한 모양이다.


28. 높은 산에 걸맞게 구름은 시시때때로 산봉우리 주위를 감싼다. 


29. 드디어 점심 장소인 다이니치산장이다.


30. 다이니치산장부터는 능선길에서 벗어나 다이니치타이라(大日平) 방향으로의 하산길에 접어든다.


31. 다이니치타이라가 눈앞에 펼쳐지기는 하지만 가파른 내리막길은 끝날줄 모른다.


32. 평지를 가로질러 다이니치타이라 산장까지 가는 길이 또렷히 보인다.


33. 발바닥 뜨거운 하산길에서는 탁족이 제일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후 출발하고 있다.


34. 걷기 편한 목도가 나왔다.


35. 다이니치타이라 산장에서 음료수로 갈증을 달래고 한참을 쉬어간다.


36. 쇼묘폭포를 향해서 하산길을 재촉한다.


37. 다이니치타이라 주변의 풍광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38. 산죽이 초원처럼 펼쳐진 다이니치타이라의 등로는 목도이다.


39. 평지가 끝나고 쇼묘폭포까지 가파른 내리막길 구간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40. 쇼묘폭포 입구까지 내려가는 길은 표고차 5백미터 정도가 푹 꺼진 지형의 절벽이다.


41. 마침내 도착한 쇼묘폭포 입구이다.


42. 우리가 폭포 앞에 도착하자 무지개가 먼저 반겨준다. 


43. 폭포의 물보라에 의해 생겨난 무지개는 선명했다. 


44. 낙차 큰 쇼묘폭포는 수량도 풍부해서 시원하기 그지 없었다.


45. 쇼묘폭포는 주변의 절벽미도 압권이었다.


46. 우리가 걸어온 산길의 날머리에 표시된 산행경로 안내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