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등반이 허가되는 첫 주말이다. 그런데도 예년과 달리 올해는 자연암벽에서의 등반 욕구가 아직은 꿈틀대지 않는다. 남들보다 늦더라도 서서히 자연암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수락산 내원암장을 찾기로 한다. 남양주시의 수락산유원지 입구에서 능선길을 따라 오른다. 배꽃이 한창인 과수원을 지난다. 내고향 나주에도 사방이 하얀 배꽃으로 장식되었을 계절이다. 오늘은 한낮 기온이 28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봄을 즐길 틈도 없이 여름이 몰려오고 있는 듯하다. 산길 주변의 연달래와 싱그러운 연두빛 참나무 이파리들이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해준다.
암장에 도착하니 평소 실내암장에서 같이 운동하던 익숙한 얼굴들이 반겨준다. 시산제를 진행하고 있는 그 일행들 속에 합석하여 맛깔스런 음식을 대접받는다. 진균 형님께서 줄을 걸어주신 세 코스에서 슬랩 등반을 연습하고 유쾌한 대화 속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우리보다 젊은 친구들로 보이는 옆 팀의 등반 열정이 부럽다. 열심히 등반했던 예전 모습을 반추하면서 내심 이제는 잠들었던 나의 도전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자연암벽에서의 첫 등반을 즐거움 속에 시작했다. 올해는 더욱더 안전하고 즐거운 등반을 많이 많이 경험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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