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만나는 일출은 언제나 특별하고 한층 더 상쾌하다.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4130m)에서 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감상한다. 지난 6일 동안 먼 길을 걸어서 힘겹게 올라온 ABC에서 맞이하는 일출이기에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다. 어제 오후부터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안나푸르나 1봉은 아쉽게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맞은 편 봉우리인 마차푸차레는 언제나처럼 잘생긴 얼굴을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안나푸르나 남봉도 어제보다는 더 깨끗하게 잘 보인다. 롯지에서 아침을 먹고 하산하려던 순간에 구름 사이로 서서히 안나푸르나 주봉의 환한 모습이 드러난다. 때를 놓치지 않고 일행 모두는 전망 좋은 곳으로 이동하여 기념사진을 남긴다. 자칫하면 안나푸르나 1봉 정상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두고 떠날 뻔 했다.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풍광이다.
부족할 것 없는 풍광을 즐긴 후 ABC를 떠나는 하산길은 여유롭다. 4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한 ABC에서 이번 트레킹의 정점을 찍었다는 만족감을 안고 내려가는 발걸음은 가벼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모든 산악 사고의 90%가 하산 시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올라올 때처럼 천천히 걷는다. 내리막 길에서의 진행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어제 하룻 동안에 올라왔던 거리를 오전 중에 해치우고, 데우랄리(3200m)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도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걸어 내려와 밤부(2310m)에서 숙박한다. 이제는 일행 모두가 산행에 대한 부담감은 떨쳐버리고 산 속의 생활을 마음껏 즐기는 이들처럼 식후에 마시는 맥주의 양도 늘어만 간다.
1. 일출을 구경하고 내려와 마차푸차레 방향을 내려보고 있다가... ABC 난간에서 만난 네팔 친구가 찍어준 컷.
2. 간밤에 내린 싸락눈으로 바닥이 하얗게 벼냈다... 일출을 기다리는 행렬에 동참하고...
3. 마차푸차레에서 강가푸르나 방향의 하늘에서 일출의 조짐이 보이고...
4. 어제 MBC에서 ABC로 올라왔던 길에도 하얗게 싸락눈이 쌓였다.
5.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참새와 비슷한 녀석도 풍광을 감상하고 있는 듯...
6. 롯지 맞은편 빙하 건너의 절벽은 전문산악인들의 암벽등반 연습 장소라고... 절벽 위의 설봉은 텐트피크(5663m).
7. 롯지 왼쪽 뒤로는 안나푸르나 남봉(7219m)과 빙하가 아침 햇살을 받아서 선명하게 보인다.
8. 하산 준비를 마칠 무렵 안나푸르나 1봉(8091m)의 위용이 구름 사이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9. 안나푸르나 남봉 좌측으로는 히운출리(6441m)가 서있다.
10.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설산들... 저 멀리 강가푸르나(7445m)가 보인다.
11. 하산길은 숨차지 않고 여유롭다.
12. 아쉬운 마음에 ABC를 다시 한 번 돌아본다.
13. 올라올 때 사람들이 많아서 찍지 못한 인증사진도 남겨보고...
14. 나도 빔에게 부탁해서 인증사진을...
15. 내려올 때는 여유롭게 담소도 나누면서...
16. 좌측의 거대한 제방 너머로는 빙하가 흐르고... 빙하가 녹은 물은 인도의 갠지스강까지 흘러간다고 한다.
17. 제방, 암벽, 설산 줄기가 첩첩히 교차하는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18. 내려올 때도 서두르지 않고 쉬면서 천천히...
19. 올라올 때 조망이 좋아 쉬었던 곳을 이제는 무심히 지나치고...
20. 어느새 MBC가 발 아래로 보인다.
21. MBC에서 내려다보는 절벽... 이윤기 선생이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의 표지그림 같다는... 이상무님 생각에 동의...ㅎㅎ.
22. MBC에서 ABC로 향하는 트레커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한가롭다.
23. 빙하의 흔적인 U자형 계곡을 지나서...
24. 내려가면서도 쉬는 시간은 잊지 않고...
25. 내려가는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하룻 동안 올랐던 길을 오전 중에 헤치우고.. 벌써 데우랄리(3200m) 롯지에 도착해서 하산길을 가늠해본다.
26. 데우랄리 롯지에 있는 거울 속의 내 얼굴을 잡아본다. 며칠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면도도 안한 얼굴...ㅎㅎ.
27. 데우랄리 롯지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트레커의 모습.
"샹그릴라"란 간판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을 생각나게 한다.
28. 삼각형 모양이 연속무늬를 이루는 절벽의 모습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는... 다시 봐도 인상적이다.
29. 오늘의 숙소인 밤부(2310m)에 있는 롯지.
30. 롯지에 도착해서 일행들이 마신 맥주캔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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