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독후감] <세 왕 이야기>를 읽고

빌레이 2016. 12. 26. 15:53

촛불집회의 현장인 광화문 앞 광장을 비춰주는 TV 화면에서 세종대왕 동상을 자주 보게된다.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역사 속의 세종대왕과 계속해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박대통령은 양 극단의 표본처럼 보여진다. 평화적인 촛불집회의 진행 과정을 보면서 이제 우리도 세종대왕 같은 리더십을 겸비한 대통령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틀을 훼손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이 난국을 지혜롭게 극복해낼 수 있다면 분명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작금의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참다운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세 왕 이야기>를 집어든 이유이다.  

 

우리나라에 세종대왕이 있다면,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다윗왕이 있다. 이스라엘 국기의 별 모양도 다윗의 별을 상징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신화나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와 구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목동이었던 다윗이 왕이 되어 가는 과정 또한 드라마틱 하다. <세 왕 이야기>는 다윗왕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 사울의 뒤를 잇게 되는 다윗, 반역을 꾀하는 다윗의 아들 압살롬, 이 세 왕을 통해서 참다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이야기의 중심은 다윗왕이다. 사울왕과 다윗의 이야기가 책의 전반부이고, 다윗왕과 압살롬의 이야기가 후반부이다.


얇은 책이지만 간결체로 씌여진 문장들이 독자적인 무게감을 갖고 있다. 사울과 압살롬은 당시에 누구보다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다윗왕이 가진 것이 없었다. 사람과의 관계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시 하여 끝까지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다윗왕이다. 하나님의 인정을 받은 다윗왕은 겸손함과 섬기는 자세를 갖추어 사람들에게도 인정 받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월했던 사울은 질투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모든 일에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던 압살롬 역시 그 능력을 치밀하게 반역을 계획하는 것에 사용함으로써 불행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어떤 일의 잘못된 부분을 분석하는 능력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쉽게 확신해버리는 사람들의 본성에 대한 경고도 생각난다. 하나님만이 알고 계시고 우리 사람들은 모르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현명한 리더십은 출발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대통령이나 왕 같은 한 나라의 리더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의 매 순간마다 새겨야할 교훈이 참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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