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국경에 관한 단상

빌레이 2016. 11. 16. 21:18

쉥헨조약(Schengen Agreement)에 의해 1995년부터 국경을 허물기로 한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시도 경계를 통과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알프스 몽블랑 산군에서 트레킹을 하다보면 심심찮게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사이의 국경을 넘게 된다. 지리적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레 강이나 산줄기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 그래서 알프스에서 능선이나 계곡을 넘는 산행을 하다보면 국경을 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리산과 민주지산에 삼도봉이 있는 것처럼 알프스에는 삼국봉이 있다. 아르장띠에 빙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봉우리인 몽돌랑이 바로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3개국의 국경이 접해있는 삼국봉이다. 


지난 여름에 다녀온 발므고개는 몽블랑 일주 코스인 TMB에 속하는 곳으로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석이 있는 곳이다. 푸른 초원 위의 들꽃이 만발하여 낭만적인 발므고개에서 두 나라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봉우리나 고갯마루 같이 적당한 곳에 조그만 국경석이 있을뿐 철조망 같이 확실한 경계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철옹성 같은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어서 섬처럼 고립된 삶을 살아야 하는 남한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자유롭게 국경을 넘어 다니는 유럽 국가들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남북통일이 이루어지면 육로를 통해서 유럽에 다녀오고 싶은 나의 소망이 헛된 꿈으로 남지 않기를 다시금 기도해보게 된다.   


▲ 발므고개에 있는 발므산장은 여러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다.


▲ 발므고개의 국경석. 우측에 프랑스 표시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 국경석 좌측은 스위스 표시가 되어 있다.


▲ 산장 뒤에도 국경석이 있다. 국경석 앞으로 뻗은 능선이 두 나라의 경계선이다. 산장은 스위스에 속한다.


▲ 프랑스 샤모니 지역의 투르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평탄한 길을 조금만 걸으면 손쉽게 발므고개에 오를 수 있다.


▲ 스위스 지역으로 넘어와서 올려다본 발므산장.


▲ 프랑스에서 올라와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내려가고 있는 라이더.


▲ 발므고개는 TMB 코스에 들어 있고, 트레킹의 중요 포인트이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섞여있다.


▲ 발므고개에서 프랑스의 포제트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 발므고개에서 스위스 방면으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보인다.


▲ 프랑스 방향에서 산악자전거로 올라오는 일행들의 모습이다.


▲ 발므고개 주변은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 국경석에 엉덩이를 걸치고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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