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모니 시내에서 몽블랑 정상을 올려다 보면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듯이 가파른 사면에 얼어서 붙어있는 보쏭 빙하가 눈에 띤다. 다흐 폭포는 이 보쏭 빙하의 좌측 숲속에 자리 잡고 있다. 샤모니 시내에서 폭포에 다녀오는 길은 한 나절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오전에 쁘띠발콩수드를 트레킹하고 토요장터에서 산 먹거리와 허선생님이 준비해온 포도주로 즐거운 점심 시간을 보냈다. 샤모니 교회 앞의 유서 깊은 카페에서 식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허선생님과 헤어진 우리 부부는 다흐 폭포에 다녀오기로 한다. 샤모니 수드의 버스정류장과 야영장을 거쳐서 전나무 숲 사이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몽블랑 터널로 올라가는 도로 옆을 지나는 오솔길에서 바라보는 보쏭빙하는 멀리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몽블랑 산군의 침봉들을 닮은 하얀 얼음 기둥들이 거대한 조각 작품이 도열해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다흐 폭포 곁에는 예쁜 꽃으로 잘 단장된 카페가 있다.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한참 동안 감상하다가 아내와 둘이서 젊은 부부들처럼 연출사진 찍기 놀이를 해본다. 폭포 구경 후에 좀 더 가까이에서 보쏭 빙하를 구경하기 위해 걷던 중 장대비를 만난다. 하는 수 없이 근처의 목재 저장소에서 비를 피한 후에 숙소가 있는 가이앙 방향으로 하산한다. 아내와 둘이서 낮은 지붕의 목재 저장소 안에서 한참 동안 웅크리고 앉아 힘차게 내리던 비 구경하던 그 순간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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