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찾아들 것만 같던 봄이 더디게 온다. 봄을 기다리는 조급함 때문에 그리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봄을 시샘하는 듯한 요즘 날씨가 야속하다. 봄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고 하여 꽃샘 추위라고도 하는 이 맘 때의 쌀쌀함이 반가울리 없다. 그래도 기다리는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 가벼운 봄옷으로 얼른 갈아 입고 봄나들이 가고픈 생각이 간절해진다. 봄꽃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다 보면 마음 속까지 전해지는 온기가 느껴진다. 2년 전 어느 봄날에 대구의 청라언덕 주변을 산책하던 때에 몸속으로 스며들던 봄꽃의 향기와 따스함이 잊히지 않는다. 팔공산의 무인산장에서 산우들과 하룻밤을 지낸 다음날 아침에 내린 춘설 속의 진달래도 한자락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아직 겨울 흔적이 남아 있던 한북정맥길의 양지바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복수초는 또 얼마나 반가웠던가?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버렸지만 안식년을 보냈던 벨지움의 루벤과 뮤즈강 인근에서 봄날을 만끽하곤 했던 추억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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