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반가운 가을비가 내렸다. 맑게 개인 오늘 아침의 하늘은 청명함 그 자체다.
놓치기 아까운 날씨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자전거에 오른다. 자전거 샀던 곳에서 점검을 받고 곧장 한강으로 향한다.
코스모스가 끝없이 펼쳐진 구리의 한강둔치 꽃단지를 목적지로 하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정릉천, 청계천, 중랑천, 뚝섬, 잠실, 올림픽, 천호대교, 광진교를 거쳐 목적지에 이르니 광활한 코스모스 군락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금요일 오후의 꽃놀이 즐기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띤다. 하늘은 높고 강물은 푸르다.
언제부턴가 코스모스는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자리잡았다. 어릴 적 시골길 비포장 도로 주변에서 흔히 보았던 꽃이기도 하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로 시작되는 가요는 정겹다. 그래서 코스모스는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꽃이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이다. 우리 고유어로는 살사리꽃이라 한단다. 살사리꽃이란 이름이 제법 잘 어울린다.
영어로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는 과학에 흥미가 많았던 내게 칼 세이건의 책을 떠올려 주기도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코스모스 벌판을 감상한다. 가을비로 갓 씻은 탓인지 꽃 송이 하나 하나가 깨끗하고 싱그럽게 보인다.
디에스엘알 카메라 들고 촬영에 몰두하는 이들도 많다. 무게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챙겨오지 못한 카메라가 생각난다.
다음엔 카메라 챙겨서 출사 한 번 와야지 생각하면서 폰카로 몇 컷 담아본다.
돌아오는 길은 역풍을 안고 달리니 좀 힘겹게 느껴진다.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도 뻐근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좋아 참을만 하다.
잠실대교와 청담대교 사이엔 윈드서핑 즐기는 이들이 유난히 많다. 차가움이 느껴지는 바람을 온몸으로 즐기는 이들의 생기가 부럽다.
요트를 비롯한 수상 레저가 늘어나는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많이 풍요로워졌음을 느낀다. 그래도 항상 경제는 어렵다고 난리 들이다.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부르고 욕구 충족은 일시적 쾌락일 뿐이다.
내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나눌줄 알아야 한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성수대교를 지나 중랑천으로 꺽어드는 곳 벤치에서 잠깐 동안 바라본 한강의 석양은 더렵혀진 마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오십여 킬로미터의 라이딩 끝에 헤드라이트 불빛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가볍고 상쾌하다.
1. 구리시에 있는 한강둔치 꽃단지... 코스모스 대평원... 이제는 살사리꽃이라 불러볼까?
2. 하늘은 높고 강물은 푸르다... 태극기 문양의 에드벌룬도 멋지다..
3. 티티카카 플라이트 에프16... 작지만 라이딩의 기쁨을 주기에 충분한 녀석... 내 그림자와 함께 포카로 한 방..
4. 사랑스런 나의 애마... 타면 탈수록 여러 면에서 만족감을 주는 녀석... 국산 브랜드라서 더욱 좋은..
5. 하루 전 내린 가을비에 한껏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살사리꽃...ㅎㅎ..
6. 한강둔치 꽃단지엔 아기자기한 연못도 있고... 앉아서 쉴만한 공간도 넉넉하다..
7. 자켓을 입어도 쌀쌀함이 느껴질 정도의 날씨 속에 모처럼 뿌듯함이 느껴지는 라이딩을 즐겼다..
8. 중랑천으로 접어드는 곳... 서울숲 앞에서 바라본 석양... 동호대교 너머 관악산까지... 시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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