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

빌레이 2011. 6. 18. 16:41

좋은 책이라 할지라도 잘 읽히지 않을 때가 있다. 등산에 한창 빠져 있을 때에는 박진감 있는 등반기가 눈에 잘 들어온다.

요즘처럼 육체적 활동에 제약을 받을 경우엔 깊히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글이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는 읽는 내내 자연에 대한 한 편의 대서사시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존 뮤어의 아름답고 시적인 산행 에세이 중 대표작 11편을 엮어 놓은 이 책을 산 후로 시간이 꽤 흘렀다.

앞부분 서너편을 읽다가 좀 지루한 감이 있어서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읽게 되었다.

 

다시 손에 든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는 정말 좋은 책이어서 차분히 한 편씩 읽는 것이 행복할 지경이었다.

같은 책이 독자의 형편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전문 등반가이자 과학자인 존 뮤어의 에세이는 참다운 산행기의 최고봉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요세미티를 품고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빙하가 산재한 알래스카의 산악지대를 등반하고 탐험한 기록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오늘날 요세미티가 국립공원으로 보호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한 존 뮤어의 삶도 존경받을만 하다.

 

유쾌하고 멋진 등반기들로 가득한 주영 씨의 <얄개바위>를 읽은 후로

요세미티는 암벽등반가들의 메카라는 이유로 꼭 가고보 싶은 곳이었다.   

이제는 존 뮤어의 에세이 때문에 훨씬 더 숭고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향연을 느껴보고픈 생각 때문에 요세미티를 방문하고 싶다.

인디언 서머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고, 요세미티 계곡과 엘캐피탄, 사우스돔, 투올름강, 테나야 호수 등지에서 존 뮤어를 만나고 싶다.

올 8월 중순에 캘리포니아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요세미티에 갈 요량이다.

그 때까지 내 아픈 다리의 상태가 호전되기를 바랄 뿐이다.

 

 

1. 책 속엔 오래된 흑백사진들이 간간히 나타난다... 요세미티 계곡 풍경..

 

2. 달이 떠 있는 사우스 돔 풍경... 환상적인 사진..

 

3. 존 뮤어가 목숨을 잃을 뻔한 등반 끝에 오른 새스타 산..

 

4. 하이시에라 풍경..

 

5. 존 뮤어의 글은 수준 높은 산행 에세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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