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설악산 유선대와 장군봉 등반 구경 - 2026년 6월 7일(일)

빌레이 2026. 6. 8. 19:04

설악산 유선대 등반을 위해 설악동 숙소에서 새벽 5시에 기상한다. 간편 조리식으로 아침을 먹고 07시가 되기 전에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아침에 확인한 일기예보에도 비 소식은 없었는데 외설악 일대의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 가려져 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마등령으로 향하는 등로에서 유선대 등반지로 갈라지는 샛길 초입에서 대기하고 있는 클라이머들을 만난다. 그 일행들 중 울산바위 등반팀이 피치 중간에 비를 만나 후퇴하는 중이라서 그들도 선뜻 바위에 붙지 못하고 비구름을 살피는 중이란다. 아울러 우리가 오르려던 '이륙공천' 루트엔 그 팀을 포함한 두 팀이 이미 앞서갔다는 반갑지 않은 사실까지 알려준다.

 

우리도 잠시 쉬면서 어떻게 할 지를 논의한다. 지금 등반 출발점으로 간다고 해도 두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판이다. 피치 중간에서 비를 만난다면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의 '솜다리추억' 등반에서 로프 한 동을 회수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늘은 로프 한 동만으로 4명이 등반해야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여 오늘의 유선대 등반은 접기로 결정한다. 천천히 하산하면서 관광모드로 전환한다. 장군봉 중턱의 금강굴에 다녀오면서 유선대와 장군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을 구경한다. 멀리 올려다보이는 유선대엔 루트마다 많은 등반자들이 매달려 있고, 장군봉 바윗길에 붙은 이들을 바로 코앞에서 구경할 수 있다. 윤선생님과 기영형네 팀이 '기존길' 출발점에 대기 중인 모습도 아스라히 내려다보인다.

 

바윗길에 붙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발걸음 속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비선대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니 마음은 오히려 후련하기 그지없다. 등반지에서 마냥 기다리지 않고 일찍 후퇴한 것이 결과적으론 지혜로운 결정이 되었다. 등반 중간에 비를 맞아야 했던 클라이머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한편, 비선대에서 소공원까지 이어지는 숲속의 드넓은 산책로를 통과해서 하산하느라 별로 비에 젖지도 않은 우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송어회를 먹으러 갔다.        

▲ [06:47]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 [06:50] 올라갈 때.
▲ [11:14] 내려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