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은 청아한 물빛 그리움으로 내 마음 한구석에 항상 똬리를 틀고 있다. 어쩌다 보니 작년엔 설악에 가지 못했다. 기다린 시간만큼 설악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 있었다. 올해엔 반드시 설악에 자주 가리라 진즉부터 마음을 정했다. 새벽 5시에 서울을 떠난다. 도로 위에서 맞이한 선명한 일출이 설악으로 향하는 길을 축복해주는 듯하다. 한계삼거리에서 눈앞으로 펼쳐진 내설악의 풍광을 대하니 저절로 가슴이 설렌다. 이 나이에 가슴 설레는 대상이 몇이나 될까? 설악은 아직도 나에게 가슴 설렘을 안겨주는 소중한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미륵장군봉 암벽을 향해 접근하는 정겨운 오솔길이 너무나도 반갑다. 청정 계곡물이 흐르는 석황사골 작은 폭포의 아름다움도 여전하다. 평소 주말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미륵장군봉에서 처음으로 '체 게바라' 루트에 붙어본다. 웅장한 암벽 전체가 시원하게 그늘진 오전 시간에 총 8피치의 멋진 바윗길을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게 오른다. 최고 난이도 5.10c에 고도감 쩌는 '체 게바라' 루트를 로프 테이크 한 번 없이 완벽한 온사이트 자유등반 방식으로 완등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피치 하강까지 안전하게 마친 후,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근 순간의 쾌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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