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처님 오신 날이 일요일인 까닭에 월요일인 오늘은 대체 공휴일이 되었다. 상계역에서 둘레길을 따라 접근하여 불암산 대학암장에서 여유롭게 놀아보기로 한다. 겨울철에 즐겨 찾는 불암산 워킹코스의 오솔길 중간에 대학암장이 위치해 있다. 언젠가 한번은 등반해봐야지 하는 마음만 품고 지나쳤지만 그동안 실행에 옮길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이번 3일 연휴의 첫 날엔 도봉산에서 제법 빡센 등반을 했고, 어제 오후엔 당고개 인공암벽에 매달렸으니 노쇠한 내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은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대학암장을 선택했던 것인데, 몸풀이 정도로 살살 운동하겠다던 애초의 마음은 땀을 뻘뻘 흘려야 하는 루트들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기석형, 은경, 나, 이렇게 셋이서 단촐하게 2암장을 독차지하고 열클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암벽은 10미터 내외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완력을 요하는 크랙 루트가 대부분이어서 하이볼(highball boulder) 루트에 로프를 걸고 와일드한 동작으로 볼더링 문제를 푸는 것처럼 등반하는 느낌이었다. 그늘지고 시원한 베이스캠프는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모기와 벌레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여름날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암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좀 더 위쪽에 위치한 3암장의 루트들도 맛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품은 채 하산하면서 1암장을 살펴보고, 여름날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철쭉공원까지 구경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휴 3일 내내 열클할 수 있었으니, 클라이머로서는 이보다 더 감사하고 뿌듯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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