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등반에 나선다. 어제 등반을 마친 후 북벽 아래에 장비를 데포해 두고 하산한 덕택에 배낭이 가벼워진 만큼 발걸음은 사뿐사뿐 경쾌하다. 어제에 이어 쾌청한 하늘 아래 황산고 정상으로 향하는 암벽에 붙을 것을 상상하니 기분 또한 상쾌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황산고 암벽의 메인 섹터라 할 수 있는 북벽에서 'Double fish' 루트를 따라 등반하여 정상을 밟는 것이 오늘의 목표이다. 기존에 2피치까지 개척되어 있던 'Double fish' 루트는 최근에 정상까지 연장되어 총 8피치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기범씨가 먼저 두 줄을 달고 선등한 후, 건우씨, 달래씨, 미희씨, 은경이 순으로 등반하고, 나는 맨 마지막에 올랐다. 여덟 피치로 구성된 'Double fish' 루트는 모든 피치가 등반성 높고 오르는 재미가 쏠쏠한 바윗길이었다. 어느 피치 하나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고, 여덟 피치 모두가 다채롭게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수봉과 암질이 유사한 화강암이지만 사람의 손때를 거의 타지 않은 날것의 거친 바위 표면을 등반하는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황산고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더없이 훌륭했다. 여러모로 축복 받은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여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에서 가진 마지막 저녁식사는 여느 일품요리가 부럽지 않은 황홀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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