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해외등반여행

[2025 중국 라오산 등반여행 - 10월 8일(수)] 황산고(黃山崮) 정상 등정

빌레이 2025. 10. 19. 11:05

오늘은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등반에 나선다. 어제 등반을 마친 후 북벽 아래에 장비를 데포해 두고 하산한 덕택에 배낭이 가벼워진 만큼 발걸음은 사뿐사뿐 경쾌하다. 어제에 이어 쾌청한 하늘 아래 황산고 정상으로 향하는 암벽에 붙을 것을 상상하니 기분 또한 상쾌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황산고 암벽의 메인 섹터라 할 수 있는 북벽에서 'Double fish' 루트를 따라 등반하여 정상을 밟는 것이 오늘의 목표이다. 기존에 2피치까지 개척되어 있던 'Double fish' 루트는 최근에 정상까지 연장되어 총 8피치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기범씨가 먼저 두 줄을 달고 선등한 후, 건우씨, 달래씨, 미희씨, 은경이 순으로 등반하고, 나는 맨 마지막에 올랐다. 여덟 피치로 구성된 'Double fish' 루트는 모든 피치가 등반성 높고 오르는 재미가 쏠쏠한 바윗길이었다. 어느 피치 하나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고, 여덟 피치 모두가 다채롭게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수봉과 암질이 유사한 화강암이지만 사람의 손때를 거의 타지 않은 날것의 거친 바위 표면을 등반하는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황산고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더없이 훌륭했다. 여러모로 축복 받은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여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에서 가진 마지막 저녁식사는 여느 일품요리가 부럽지 않은 황홀한 맛이었다.       

▲ 숙소 앞마당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어프로치... 평안히 잘 다녀오라는 팻말이 정겨웠다.
▲ 벌써 오늘이 등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오고...
▲ 어제 일부러 회수하지 않은 우리의 로프가 걸려 있는 북벽을 마주 보면서... 맨 우측의 버트레스가 큰 물고기처럼 보인다... 인수봉의 '의대'길과 닮은꼴이다.
▲ 잠시 쉬는 시간에 기범씨는 오늘의 루트를 재확인 하는 듯... 차밭에 계곡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설치된 고무호스가 보이고...
▲ 최근에 내린 많은 비로 계곡물은 풍부하여 곳곳에 작은 폭포도 보이는 등...
▲ 북벽에 우리팀 외에는 아무도 없어서 어제 두고 갔던 로프를 먼저 회수하고...
▲ [08:27] 기범씨의 선등으로 'Double fish' 1피치 출발.
▲ 'Double fish' 1피치는 난이도 5.11a로 기범씨가 통과 중인 크랙 직후가 크럭스 구간이다.
▲ 건우씨와 달래씨가 거의 동시에 1피치를 오르고 있다. 크랙과 짭짤한 슬랩이 적절히 가미된 1피치부터 적당히 어렵고 재미 있었다.
▲ 네 번째 등반자인 미희씨가 1피치 확보점에 오르면, 기범씨는 이미 2피치 확보점에서 건우씨와 달래씨를 확보하는 등반시스템.
▲ 1피치 확보점. 라스트를 맡은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등반을 즐길 수 있었다.
▲ 2피치 초반부는 비교적 홀드 양호한 슬랩.
▲ 2피치 후반부는 손맛 좋은 크랙이 섞여 있었다.
▲ 내가 2피치에 도착했을 때, 앞 세사람은 3피치 등반이 거의 끝나가는 중...
▲ 2피치 확보점은 여러 명이 쉬기 좋은 렛지.
▲ 3피치는 다소 넓은 크랙으로 시작해서 슬랩으로 이어지는 루트.
▲ 3피치 확보점. 거의 모든 피치의 확보점은 인수봉과 달리 체인 없이 쌍볼트에 퀵링크만 설치되어 있었다.
▲ 확보점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니 등반이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 4피치 등반선. 비슷한 화강암인데 인수봉에선 보기 드문 포켓 홀드가 많이 잡혀서 신기했다.
▲ 3피치 확보점에서 내려다 본 장면. 'Double fish' 중 작은 물고기를 넘어서 큰 물고기 옆을 오르는 중...
▲ 4피치 확보점. 바위 표면에 풍화작용에 의한 구멍들이 많이 보였다.
▲ 은경이가 거북이 등껍질같은 5피치 초반부를 등반 중이다.
▲ 5피치 확보점에서 올려다 본 6피치 등반선. 건우씨와 달래씨가 등반 중이다.
▲ 5피치 확보점에서...
▲ 6피치 초반부의 오버행 크랙은 상당히 까다로웠다. 어떻게 해서든 초반에 스태밍 자세를 취하니 답이 나왔다.
▲ 초반부의 오버행 턱을 넘어서면 6피치 후반부는 다소 쉬운 슬랩이 기다린다.
▲ 6피치 확보점.
▲ 7피치 초반부. 우측의 디에드르 크랙에 볼트가 있었지만 이끼가 많아 여간 미끄러운 게 아니어서 나도 좌측으로 올랐다.
▲ 고도를 높일수록 멀리 보이는 바다 풍경이 선물처럼 주어지고...
▲ 우리 우측으로도 수많은 기암괴석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 정상이 보이는 7피치 확보점.
▲ 마지막 8피치 등반선.
▲ 은경이가 오르자마자 라스트인 나도 기범씨의 낚시질에 의해 곧바로 올라서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 [13:26] 정상에 있는 8피치 확보점.
▲ 약 5시간만에 6명이 모두 황산고 정상을 밟았다.
▲ 황산고 정상은 드넓은 마당바위.
▲ 모든 대원이 안전하고 즐겁게 등반했다는 만족감이 차오르고...
▲ 정상 인증샷 중 최고는 건우씨의 아찔한 점프샷.
▲ 어디를 가리키는 건지 모르는 인증샷을 남겨본다.^^ 바위에 그려진 눈동자같은 그림은 도교와 관련이 있다고...
▲ 6명 모두가 일심동체로 움직여 물 흐르듯 자연스런 등반을 즐겼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 크랙이 발달한 암벽이니 만큼 로프 회수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기범씨의 세심한 리딩으로 하강까지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
▲ 황산촌 숙소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최고로 풍성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