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로 접어드는 11월 하순은 내게 있어 1년 중 여러모로 가장 분주한 시기이다. 일주일에 두어 차례 나가던 실내 암장에서의 운동도 최근에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주말 등반은 가급적이면 거르지 않기로 다짐한다. 가벼울 수 없는 몸상태를 감안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 삼아 떠날 수 있는 등반지를 물색해 본다. 그동안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던 조령산의 새터암장이 떠오른다. 여름철 등반지로 인기 높은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가한 늦가을날에 찾아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루의 최저 기온이 영상에 머물고 바위에 햇살이 비춰 준다면 요즘처럼 쌀쌀한 날에도 충분히 암벽등반을 즐길 수가 있다. 오늘의 맑은 날씨와 남향의 새터암장은 이러한 등반 조건에 제대로 부합하는 듯 보였다.
아침 7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양평나들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여주JC 부근에서 30여분 동안 차가 막혔지만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충주휴게소에서 여유로운 커피타임을 갖고, 괴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수안보 온천단지를 거쳐 용성골펜션의 널찍한 마당에 도착했다. 항아리 속에 주차비 5천원을 지불하고, 펜션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계곡을 따라 잠시 올라가니 새터암장이 나온다. 어프로치에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암장 바로 아래에 자리한 말용초폭포 주변의 아담한 풍광이 기대 이상으로 수려하여 새로운 여행지에 온 기분이 절로 든다. 하루 종일 우리팀 외에는 주변에 인적이라곤 전혀 없었던 고즈넉한 새터암장에서의 등반은 즐겁지 않을 수가 없는 조건이었다. 수안보에 위치한 인공암벽장과 새터암장을 연계한다면 1박 2일 일정의 클라이밍 투어 대상지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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