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울진 불영계곡 집게바위 - 2024년 8월 16일(금)

빌레이 2024. 8. 18. 11:45

간밤엔 불영계곡캠핑장에서 숙박을 했다. 미국 서부와 요세미티 원정 등반을 다니면서 현지의 캠핑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라서 우리나라의 캠핑장 사정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여름 등반여행 기간 동안엔 2박을 모두 불영계곡캠핑장에서 보내기로 했던 것이다. 오늘 아침엔 캠핑장에 가랑비가 내렸다. 타프 아래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차분히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기범씨가 내려준 에스프레소 커피의 그윽한 향기를 즐긴 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오전 10시 즈음부터 비가 그쳐서 캠핑장에서 가까운 집게바위 암장을 찾았다. 선유정에서 보이는 집게바위를 찾아가는 길부터가 재미 있었다. 계곡에 인접한 암장의 루트들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서울 홍대클라이밍센터의 윤선생님이 이렇게 외진 곳까지 오셔서 바윗길을 개척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가 등반했던 모든 루트가 기록된 난이도보다 한두 등급 정도는 높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게바위]
   코스명      난이도    볼트수  길이   개척자
1) 굴참나무    5.8         4개     10m    윤길수
2) 선유정       5.10b      4개     10m    윤길수
3) 주천대       5.7         4개     10m    윤길수
4) 격암사당    5.10c     12개     30m    윤길수
5) 천량암       5.10c     11개     30m    윤길수
6) 주절이       5.11a      5개     10m    윤길수
7) 광대코       5.10d      5개     10m    윤길수
8) 마고암       5.11c      5개     10m    윤길수
9) 벼락          5.10c      5개     10m    윤길수
10) 학선대      5.10b      5개     10m    윤길수
11) 상서암      5.10c      5개     10m    윤길수
12) 용골암      5.11a      5개     10m    윤길수
13) 조계등      5.12b      6개     10m    윤길수
14) 비천폭      5.10a      5개     10m    윤길수
15) 동구         5.10c      5개     10m    윤길수

 

[History]
* 2015년 6월 26일 부터 29일 까지 1차 개척등반(애스트로맨락짐 팀, 조동현)
* 2015년 8월 15일 부터 17일 까지 2차 개척등반(애스트로맨락짐 팀+한국봔트클럽)
* 코스명은 불영계곡 23비경에서.

▲ 불영계곡캠핑장의 사이트엔 타프가 설치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불편함이 없었다.
▲ 선유정 맞은편엔 넓은 주차장이 있다. 화장실도 깨끗했다.
▲ 선유정 2층에 오르면 집게바위가 잘 보인다.
▲ 선유정 2층에서 잘 보이는 집게바위를 찾아가면 된다.
▲ 선유정에서 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와서 철망 안으로 들어오면 된다.
▲ 집게바위에서 30미터 하강하면 암장에 내려설 수 있다.
▲ 암장으로 내려서는 중이다. 계곡물 바로 옆에 암장이 있고, 큰나무 그늘 아래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 암장 바닥은 모래가 쌓여있다. 로프 깔개를 사용하는 게 좋다.
▲ 중앙의 '벼락(5.10c)' 루트인 듯하다.
▲ 예상보다 바위가 미끄럽고 크랙을 따라 오르는 동작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 상단부는 왼손 언더크랙을 잡고 직상해야 할 듯한데, 홀드가 없어서 우측 크랙으로 돌아서 겨우 줄을 걸 수 있었다.
▲ 톱로핑 상태에서 다시 올라봤는데도 보통의 5.10c 난이도보다는 어렵게 느껴졌다.
▲ 손목 부상 중인 기범씨가 '비천폭(5.10a)' 루트를 오르고 있다.
▲ '벼락(5.10c)' 루트는 상단부에서 우측 크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 기범씨가 '비천폭(5.10a)'을 가볍게 완등했으나, 이 루트도 기록된 것보다는 어렵게 느껴졌다.
▲ 모든 루트가 쉽지 않아서 톱로핑 상태로 등반하기로 했다. '광대코(5.10d)' 루트는 초반부의 크럭스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나마 중간 이후부터는 세로 크랙의 홀드가 확실해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광대코(5.10d)' 루트의 크럭스 구간 동작을 제대로 풀지는 못했다.
▲ 은숙씨가 좌측에서 '비천폭' 루트를, 우측에선 성배씨가 '광대코' 루트를 오르고 있다.
▲ 기범씨가 '벼락(5.10c)' 루트를 등반 중이다. 우측 크랙으로 진입해서 완등하고, 직상 구간에서 홀드를 찾아봤는데, 없었다고.
▲ 나도 '비천폭(5.10a)' 루트에 붙어서 톱로핑으로 완등하긴 했으나,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 은경이도 '비천폭(5.10a)' 루트를 톱로핑으로 완등하고...
▲ 은숙씨는 '선유정(5.10b)' 루트에 도전했다.
▲ 성배씨가 '마고암(5.11c)' 루트를, 기범씨가 '광대코(5.10d)' 루트를 등반 중이다.
▲ '마고암(5.11c)' 루트에 붙어봤는데, 사선크랙의 홀드는 미끌리고, 발자리가 없어서 톱로핑으로도 완등이 불가했다.
▲ 다음에 온다면 30 미터 길이의 '격암사당(5.10c)'과 '천량암(5.10c)' 루트에도 붙어봐야 하지 않을까?
▲ 모두들 실력을 더 키워서 와야겠다는 자각을 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집게바위 등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