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해외등반여행

[2024 미국 서부와 요세미티 등반여행 - 2] 요세미티 국립공원 입성

빌레이 2024. 7. 20. 09:42

오웬스리버고쥐에서 등반을 마치고 크롤리레이크 캠핑장에 돌아와 보니 지선씨와 아란씨가 사용했던 기영형 소유의 MSR 텐트는 바람에 날아가버렸고, 내 텐트도 팩이 뽑힌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텐트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진 탓에 간밤엔 남자들 4명이 윤선생님의 텐트에서 함께 낑겨 자고, 두 여자들은 내 텐트를 이용했다. 일요일인 6월 30일 아침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에 맘모스타운의 장비점에 들러 새 텐트를 구입했다. 기영형을 비롯한 모든 멤버가 텐트 실종 사건을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문제를 간단히 해결한 것에 마음이 놓였다. 

 

우리는 모노호수(Mono lake)가 내려다보이는 리바이닝(Lee Vining) 나들목에서 티오가패스(Tioga pass) 입구를 거쳐 요세미티 국립공원 지역 안으로 들어갔다. 백두산 정상 높이인 2744 미터보다 높은 고개인 티오가패스를 넘어서 나타난 투올름메도우스(Tuolumne medows) 일원의 대초원은 13년 전에 본 것과 다름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차량 통제가 시작되는 티오가패스 입구(Tioga pass entrance)에서는 레인저에 의해 입장을 저지 당한 많은 차들이 유턴하여 돌아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예년과 달리 요세미티 방문 차량들은 의무적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달라진 운영방식을 모르고 온 듯한 차들이었다. 운전자인 가을씨가 캠프4에 예약된 내용을 보여주니 레인저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고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차를 통과시켜 주었다.

 

요세미티 밸리로 향하는 길 중간의 전망 좋은 곳에 멈춰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가 7박 8일 동안 머물 캠프4에 입성하여 배정 받은 60번 사이트에 텐트 세 동을 치고 곰박스에 모든 음식물을 저장하는 것으로 베이스캠프 구축을 완료했다. 오후시간엔 40여년 전인 20대 때부터 요세미티의 거벽을 등반해오신 윤선생님의 세심한 안내에 따라 요세미티 밸리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윤선생님은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사람처럼 요세미티에 관한 모든 것이 편안하고 익숙한 듯 보였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읽었던 스티브 로퍼의 책 <캠프4>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등반지인 엘캐피탄, 하프돔, 센티넬록, 로어캐시드럴록, 미들캐시드럴록, 하이어캐시드럴록, 로얄아치스, 워싱턴칼럼, 로스트애로우스파이어 등의 실물을 현대적 의미의 암벽등반이 태동하고 발전된 현장에서 내 두 눈으로 생생히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 설레는 감흥을 감출 수가 없었다.               

 

▲ 6월 30일 아침, 크롤리레이크 캠핑장에서 철수했다. 기영형 소유의 MSR텐트 하나를 잃어버렸다.
▲ 요세미티로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맘모스타운의 장비점에 들렀다.
▲ 장비점에서 새 텐트를 구입했다.
▲ 모노호수가 보이는 리바이닝(Lee Vining)에서 지역 특산품인 체리를 사고 싶었으나 가판대에서 판매하던 장사가 없었다.
▲ 내가 13년 전에 왔을 때, 리바이닝 휴게소에서 사먹은 햄버거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이번엔 먹지 못했다.
▲ Tioga Pass Entrance를 무사히 통과했다. 가을씨가 캠프4에 예약된 내용을 보여주고, 차량 1대당 지불하는 국립공원 연간이용권(annual pass)을 구입했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 입장할 때에도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 티오가패스 관문에서 지급받은 안내서에 있는 지도. 요세미티 국립공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 Tioga Road 상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옴스테드포인트(Olmsted Point)에서...
▲ 옴스테드 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는 하프돔을 배경으로...
▲ 꿈에 그리던 캠프4에 입성하여 60번 사이트를 배정받고... 넓은 사이트에 듬직한 철제 곰박스가 4개. 모든 음식물은 곰박스에 넣고 항상 문을 닫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레인저에게 경고를 받고, 경고가 누적되면 퇴장될 수도 있다.
▲ 지선씨와 아란씨의 보금자리는 새로 구입한 텐트. 60번 사이트는 캠프4 중 새롭게 만들어진 곳으로 화장실이 가까워서 편리했다.
▲ 우리의 캠프사이트 북쪽엔 요세미티폭포가 자리하고...
▲ 캠프사이트 남쪽으로는 센티넬록의 멋진 암벽이 놓여 있었다.
▲ 우리의 보금자리인 캠프4를 중심으로 요세미티 밸리의 지리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밸리 내의 도로는 반시계 방향의 일방향 통행로가 많으니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엘캐피탄을 바라보면서 직접 등반하셨던 '노즈(Nose)' 루트를 설명해 주시는 것으로 요세미티 전문 가이드 윤선생님의 밸리 투어가 시작되고...
▲ 엘캐피탄은 '노즈(Nose)'를 중심으로 좌측의 서벽과 우측의 동벽으로 구분된다.
▲ 우리가 등반할 '이스트 버트레스' 루트는 사진 우측 맨 끝의 소나무에 가려져 있다.
▲ 커리빌리지 주차장에서는 노스돔, 로얄아치스, 워싱턴칼럼이 잘 보인다. 우측 기둥인 워싱턴칼럼에는 윤선생님이 운영하시는 홍대클라이밍센터의 별칭인 '애스트로맨(Astroman)'과 동일한 명칭의 루트가 있다.
▲ 커리빌리지에 있는 등반장비점.
▲ 장비점 내부에도 요세미티의 클라이밍 역사를 일별할 수 있는 전시물이 장식되어 있다.
▲ 포타렛지 등 빅월등반에 필요한 장비들도 전시되어 있다.
▲ 장비점 안의 게시판에서 하이킹 트레일과 클라이밍 루트 상태에 관한 정보들을 볼 수 있었다.
▲ 주차장에서 하프돔도 올려다보고...
▲ 요세미티폭포의 흩날리는 물보라와 '로스트애로우스파이어'의 멋진 모습도 구경하면서...
▲ 요세미티 사진가로 유명한 앤셀아담스 갤러리도 들러서...
▲ 인터넷에서 많이 접한 알렉스 호놀드 사진도 보고...
▲ 익스플로레이션 센터에서 요세미티 등반과 탐험에 대한 지식을 충전해본다.
▲ 요세미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존 뮤어(John Muir)의 동상과 엘캐피탄의 여러 루트들, 이본 취나드의 사진 등...
▲ 엘캐피탄을 오른 전설적인 등반가들...
▲ 암벽등반의 여러 방식들도 쉽게 소개되어 있다.
▲ 캠프4의 등반사적 의미는 두 말하면 잔소리...
▲ 초등이 이루어지던 시기인 1950 ~ 60년대의 등반 장비들과 현재의 장비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 암벽등반의 성지에서 윤선생님의 생생하고 값진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 우리는 요세미티 전문가이드인 윤선생님을 쫄쫄 따라다녔다.
▲ 걷고 싶은 트레일에 관한 정보도 빼놓지 않고...
▲ 우리는 일정 중 등반을 쉬는 날에 '4마일 트레일'과 '버널-네바다 폭포' 트레일을 다녀왔다.
▲ 가이드를 마친 윤선생님은 캠프사이트로 돌아와 내일의 등반지에 관한 예습을 하고...
▲ YB 친구들은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 캠프4에서는 오후 5시에서 10시 사이에 불을 피울 수 있다.
▲ 석식 후에는 캠프4 주변을 산책했다. 캠프4의 우리 사이트 반대편에 자리한 유명한 볼더인 'Midnight Lightning(V8, 일명 번개볼더)'도 만져보고...
▲ 번개볼더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바위였다.
▲ 저녁시간에도 젊은 친구들은 불을 밝힌 채 볼더링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