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더웠다. 사스페와 체르마트에서 각각 5일 동안 머물면서 시원한 알프스 산하를 트레킹 했던 기억 속에서 빠져나오기 싫은 탓이었까? 제네바가 깨끗한 도시임에는 분명하지만 대도시의 혼잡함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제네바가 처음인 아내와 함께 레만호 둘레를 산책했다. 제트분수와 꽃시계 정원을 구경하고 루소 동상도 둘러보았다. 제네바는 20년이 넘은 오래 전에 처음 와 본 이후로 한두 차례 지나친 기억은 있는데, 많은 것이 변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내 기억의 부정확성도 한 몫 했을 터이다. 마음 같아선 허선생님이 말씀해 준 반대편 호반에서 볼 수 있다는 몽블랑을 먼 발치에서나마 확인하고 싶었으나, 너무 더운 날씨에 의욕이 꺽이고 말았다. 항공권 일정 때문에 공항 옆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다음 날 아침 산책길이 상쾌하고 즐거웠다. 이슬비가 오락가락한 날씨였지만 현지 주민들의 삶과 독득한 건축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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