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용인 조비산 암장 - 2023년 2월 25일(토)

빌레이 2023. 2. 26. 11:04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조바심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어서 빨리 추위가 물러나고 새봄이 찾아오기를 고대한다. 시간은 어김 없이 흐른다. 벌써 다다음 주 월요일이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라는 경칩을 9일 앞 둔 오늘 아침은 영하의 기온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꽃샘추위는 봄을 애타게 바라는 이들을 더욱 조바심나게 한다. 하늘은 화창하고 햇살은 찬란히 빛나건만,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다.

 

조비산 암벽을 휘돌아 나가는 찬바람 속에는 새봄을 시샘하는 늦겨울의 추위가 스며들어 있는 듯했다. 그래도 따스한 햇볕을 받은 바위는 지난 주와 달리 아주 차갑지는 않아서 핫팩을 사용하지 않고도 등반하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새학기를 맞이하기 위한 강의 준비로 분주했던 한 주간의 심신을 달래보자는 생각으로 쉬운 난이도의 루트에서만 등반했다. 별다른 목표의식 없이 한적한 곳을 찾아 다니면서 오전에 5개, 오후에 5개 루트를 올랐다. 주말 등반을 편안한 마음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한 하루였다.       

 

▲ '아둥바둥(5.9)' 루트부터 올랐다.
▲ '그랑블루(5.10a)' 루트는 톱앵커 직전의 발자리가 애매했다.
▲ '서랍장(5.10b)' 루트는 마지막 오버행 구간에서의 포켓 홀드가 서랍을 여는 동작과 흡사하다. 전체적으로 특색 있고 재미 있는 루트라는 생각이다.
▲ '황금들녘(5.10b)' 루트는 손홀드가 확실해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 'Fantasy boy(5.10a)' 루트를 끝으로 오전 등반을 마무리 했다.
▲ 점심 직후에 동굴 우측벽이 모처럼 한산해서 이곳으로 베이스캠프를 이동했다.
▲ '백호(5.10a)' 루트부터 오후 등반을 시작했다.
▲ '백호' 바로 좌측의 '청룡(5.10b)' 루트를 연속해서 완등했다.
▲ '시크릿가든(5.10a)' 루트는 톱앵커에 클립하는 동작이 크럭스다.
▲ '스네이크(5.10b)' 루트의 크럭스인 상단부 크랙을 오를 때부터는 찬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었다.
▲ 마지막으로 '금빛모래(5.9)' 루트를 오르는 것으로 오늘 등반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