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처음 찾은 간현암장은 예상과 달리 한산한 편이었다. 일교차가 아주 큰 날이었다. 오전엔 쌀쌀함이 느껴져 상의에 조끼까지 입고 등반했으나, 오후엔 갑갑해서 하의 내복을 탈의하고 상의도 언더셔츠 위에 반팔 티셔츠로 갈아 입어야 했다. 비로소 야외에서 봄날씨를 실감했다는 반가움이 있었다. 오랜만에 따스한 햇볕을 등에 받으며 등반하는 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간현암장에 올 때마다 인기 루트 앞에 암벽화를 놓고 차례를 기다리는 게 싫어서 제대로 등반하지 못했던 '엘리다'와 '혹' 루트를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게 오를 수 있었다는 게 큰 소득이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판대빙벽장을 잠시 둘러 보았다. 녹아내리는 빙벽은 봄기운이 동장군을 밀어내고 있다는 상징적인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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