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불곡산 독립봉 암장 (2020년 7월 26일)

빌레이 2020. 7. 26. 21:20

여름철의 독립봉 암장은 또다른 모습이었다. 부흥사에서 어프로치 하는 산길은 지난 봄에 두 차례 걸었던 길 같지 않게 새로웠다. 원시림처럼 우거진 활엽수림과 이끼 가득한 작은 계곡은 자연의 신선함을 오롯히 간직하고 있었다. 보기 드문 망태버섯을 만나는 행운까지 겹쳐지니 암장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은 예전보다 가볍고 기분은 더없이 상쾌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꺽정(5.10c)', '돌뫼(5.10b)', '샘내(5.10a)' 루트에서 톱로핑 방식으로 등반했다. 기범씨는 '수퍼문(5.11a)'과 '형제(5.11a)' 루트를 올랐는데, '수퍼문'에서는 우리나라의 바윗길에서 보기드문 니바(kneebar) 자세를 보여주었다.    

 

▲ 다소 가파른 어프로치 길이지만 작은 계곡에도 물이 흘러넘치는 시원함이 느껴졌다.
▲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 이미 등반하는 팀이 있었다. 살짝 물든 단풍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하다.
▲ 적당히 쉬운 루트가 비어 있지 않아서 기범씨는 '꺽정(10c)'부터 줄을 걸었다.
▲ 쉬운 루트에서 먼저 몸을 풀었으면 좋으련만, '꺽정(10c)'부터 매달리는 바람에 예전보다 한결 어렵게 느껴졌다.
▲ '돌뫼(10b)'는 비교적 홀드가 양호한 편이지만 완력을 요하는 구간이 많아서 힘들었다.
▲ 레이백 자세로 '돌뫼'의 중단부를 힘겹게 올라선 후 숨을 고르고 있다.
▲ 우리의 아지트 바로 앞에서 의정부팀이 열심히 등반 중이다. 좌측이 '샘내', 우측이 '형제'길이다.
▲ 아지트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시원했다.
▲ 안전을 위해 기범씨가 자체 제작한 도구로 첫 볼트에 클립 중이다.
▲ 첫 볼트 클립 후 '창공(10d)'을 등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 '창공'길에 붙었으나 발자리가 터지면서 제법 큰 낙석이 발생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이쪽 벽을 등반할 때는 아직 푸석거리는 부분이 있으니 낙석 발생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듯하다.
▲ 낙석으로 인해 '창공'은 날려버리고, 바로 옆의 '수퍼문(11a)'을 등반했다.
▲ 기범씨는 '수퍼문' 중간부에서 보기드문 니바(kneebar) 자세를 보여주었다.
▲ '수퍼문'은 니바 자세 외에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을 만큼의 넓은 테라스가 있는 재미난 루트인 듯하다.
▲ '수퍼문'과 우측의 '블랙타워'는 상단부에서 서로 교차한다.
▲ 쉬운 루트에서 몸을 정리하기 위해 '샘내(10a)' 루트에 줄을 걸고 있다.
▲ 어려운 걸 하다가 쉬운 루트에 붙으면 상대적으로 더 쉽게 느껴진다.
▲ 기범씨의 마지막 픽은 '형제(11a)'길이었다.
▲ 접근로 초입의 작은 계곡에도 물이 제법 많았다.
▲ 접근로 중간에서 망태버섯을 만났다.
▲ 습기 많은 숲에는 이름모를 버섯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 바위 위에 자생하는 고사리가 싱그러웠다. 가을엔 단풍도 고울 것이다.
▲ 건강하게 잘 자란 이끼가 숲의 신선함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 지난 주중엔 장맛비가 많이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등반을 즐길 수 있게 주말 날씨가 좋아서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