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화려한 단풍은 사라지고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이 나목이 되어가는 만추의 숲속이다. 그 숲에서 낙엽 침엽수인 낙엽송이 가을의 끝자락을 장식하고 있다. 천마지맥길을 거닐면서 만나는 늦가을 산의 정취는 쓸쓸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는 화사한 단장일랑 떨궈내야만 한다. 동면을 준비하는 냉철하고 부지런한 자연의 시간표를 숲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받아들이는 햇빛의 양과 그 방향에 따라 농도를 달리하는 낙엽송의 노란 색깔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능선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그 흔적까지 남겨주는 억새의 모습에서는 자연환경에 순응하는 겸손한 자세를 배울 일이다. 그루터기에 기생하는 버섯 또한 순환적인 생태계 속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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