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날씨는 9월 들어 비가 내리는 싸이클로 변한 듯하다. 어젯밤에도 예보대로 어김없이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아침 7시 즈음까지 비는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이럴 땐 틀려도 괜찮겠다 싶은 일기예보가 잘도 들어맞는다. 날씨 문제와 대구에서 어렵게 합류하는 달래씨의 도착시간을 감안하여 평소보다 늦은 시간인 오전 10시에 우이동에서 악우들을 만났다. 오늘은 추석 연휴 기간에 다녀오기로 계획한 중국 칭다오 등반여행팀이 처음으로 뭉치는 날이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우이동에서 올려다 본 북한산 일대는 짙은 구름 속에 잠겨 있었다.
하루재를 넘어서니 약하기는 하지만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과연 인수봉 등반이 가능할까 싶은 마음으로 크로니 루트 앞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거의 모든 바위가 젖어 있었지만 기범씨는 건양길 우측의 아미동 변형길 슬랩에 붙는 것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뒤이어 나, 달래씨, 미희씨, 은경이 순서로 등반했다. 칭다오 등반여행 멤머 중 유일하게 건우씨만 주말근무에 걸려 함께 하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쉬웠다. 우리팀이 '아미동' 루트를 따라 등반을 거듭할수록 날씨는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등반을 마치고 하강을 해보니 베이스캠프 주변은 온통 모 등산학교의 교육장으로 변해 있었다.
등산학교 교육생들로 어수선한 크로니길 출발점에서 탈출하여 여정길 앞에 다시 우리팀만의 새로운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비로소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짬뽕' 루트에서 한 차례씩 매달린 후에 하산했다. 그동안 짬뽕길 두 번째 볼트는 자주 헐거워져 있어서 기범씨가 인수봉 리볼팅을 주도하신 윤길수 선생님께 재정비를 부탁했었는데, 이제는 반영구적인 글루인 볼트로 보수되어 더욱 안전해졌다. 윤선생님팀은 지난 7월 초에 혹독한 무더위를 무릅쓰고 짬뽕길을 비롯한 인수봉 여러 루트의 보수작업을 완료하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으셨다(https://cafe.naver.com/hongdaeclimbing/2308).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올리는 바이다.
뒷풀이 시간엔 칭다오 등반여행에 대한 솔찍담백한 의견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칭다오 현지에서 등반에 대한 모든 것은 기범씨가 이끌고, 회계는 은경이가 맡아서 수고해주기로 했다. 나는 이번 등반여행이 어느 한 사람이 전적으로 지휘하는 일사분란한 등반팀으로 움직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가능하면 6명 모두가 즐겁고 안전한 등반여행이 되도록 계획 단계부터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두고두고 되새겨 보고 싶은 좋은 추억 속의 등반여행으로 남을 것이다. 어쩌다 보니 6명 중에는 내가 가장 연장자이기에 이런 꼰대같은 의견을 개진하는 듯하여, 이제부터는 나 자신만이라도 이번 등반팀에 관해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자주 쓰는 말로 "할많하않"의 자세로 임하자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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