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기다리던 따스한 봄날이 도래했건만 개강 이후의 과로가 누적된 탓인지 내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오늘 등반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망설이면서 스스로도 반신반의 하게 되는 복잡한 심경이다.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 하니 그저 악우들 얼굴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약속 장소인 도봉산 광륜사삼거리에 약속 시간인 08시 직전에 도착한다. 그런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은경이는 나보다 더 몸이 안 좋아 보인다. 곧이어 기범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정시에 도착하니 반가운 마음에 두 약골들은 잠시나마 생기를 되찾은 듯한 표정으로 그를 맞이한다. 기범씨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줄을 묶는 날인 만큼 몸이 좋지 않더라도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활력을 되찾아 보자는 다짐을 하면서 어프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