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은류폭포 빙벽 등반 - 2013년 1월 17일

빌레이 2013. 1. 18. 04:32

올 겨울 들어 첫 빙벽 등반이다. 지난 겨울엔 발목 수술 때문에 아예 빙벽 등반을 하지 못 했었다. 이 년 만의 등반이니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이다. 가래비 빙장을 갈까 생각 하다가 수락산 은류폭포로 결정한다. 사람들이 많은 수직의 빙장에서 연습하는 것보다는 인적 드문 조용한 자연 빙폭에서 자세를 가다듬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남양주시 청학리에서 내원암으로 향하는 길 옆의 계곡엔 이름도 아름다운 옥류, 은류, 금류 폭포가 있다. 이 중 등산로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이 은류 폭포이다. 삼단으로 이루어진 은류폭은 나 같은 초보자가 빙벽 등반을 연습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폭포 초입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일단 폭포는 너무 낮아 생략하고 이단 폭포부터 등반한다.

 

크램폰과 바일이 아직은 낯설기 때문에 안전 등반을 위하여 폭포 위로 올라가 나무에 확보하고 톱로핑으로 올라본다. 두 세 번씩 연습하다가 좀 더 길이가 긴 삼단 폭포로 이동한다. 짧지만 빙계를 오르는 등반이 재미 있다. 이단에서 삼단 폭포로 오르는 길은 크램폰 워킹과 프렌치 테크닉 연습 장소로 좋은 것 같다.

 

어느 정도 장비에 익숙해진 상태이고 경사도 완만해 보여 삼단 폭포는 선등으로 올라본다. 그냥 끝까지 올라도 무방할 것 같았으나 선등 연습과 안전을 위하여 중간에 두 개의 아이스캠을 설치하고 오른다. 나무에 자일을 고정하고 등반을 완료한다. 그리 어렵지 않은 등반이지만 자연 빙폭에서 처음으로 선등을 한 셈이라 그런지 잔잔한 만족감이 찾아든다. 

 

나무에 확보점을 만들고 톱로핑 방식으로 등반하기엔 45 미터 자일이 짧다. 그래서 한 줄 하강 후 아이스캠을 회수하여 다시 올라가 폭포 상단 중간 지점의 얼음 위에 확보점을 설치한다. 도르래로 톱로핑 등반이 원할하게 한 후 여러 번 자일파티와 번갈아 오르내리며 자세를 익힌다. 아무도 오지 않는 한적한 골짜기의 자연 빙폭에서 빙벽 등반을 다시 시작했다는 감회가 남다르다.

 

1. 자연 빙폭에서 처음으로 선등하여 설치한 얼음 위의 확보점.

 

2. 바일도 이 년만에 다시 잡아본다.

 

3.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짐을 꾸릴 때부터 등반은 시작된다.

 

4. 은류폭포가 시작되는 지점. 이 곳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오른다.

 

5. 두 번째 은류 폭포부터 등반을 시작한다. 처음이니 위로 돌아 올라가 나무에 확보점을 만든다. 

 

6. 이단에서 삼단 폭포로 올라가는 중간 지점은 크램폰 워킹과 프렌치 테크닉 연습에 좋은 장소인 듯.

 

7. 삼단 폭포는 오르내리면서 자세를 가다듬기에 제격인 듯하다. 

 

8. 밑에서 등반자 확보를 볼 때나 휴식을 취할 때를 위하여 아이스캠을 설치한다.

 

9. 수락산 은류폭포에서 이 년 만에 다시 빙벽 등반을 즐기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