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도봉산 등반 - 2012년 9월 22일

빌레이 2012. 9. 24. 20:12

 

"배추흰나비의 추억"이라 명명된 바윗길을 오르고 싶었다. 도봉산 제일봉인 자운봉으로 향하는 릿지이다.

이른 아침부터 한 시간 반 동안의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만월암 뒤의 바윗길 초입에 닿은 시각은 8시 반경이다.

선등을 맡은 정신이의 컨디션이 별로라고 한다. 첫 마디부터 직벽이다. 홀드는 양호하지만 만만치 않고 피치 길이도 짧지 않다.

두 번째 마디는 크랙 구간이어서 레이백 자세로 오른다. 짧은 자일 하강 후 셋째 마디로 건너간다.

세로 크랙이 길게 연결된 구간을 마치면 볼트따기를 해야하는 구간이다. 완력을 요하고 자세가 확실해야 한다.

네 번째 마디는 사선으로 된 밴드를 트레버스한 후 반 침니 형태의 세로 크랙을 올라야 한다.

선등한 정신이가 넓은 크랙에 설치한 캠이 빠지면서 이삼미터를 미끄러진다.

천만다행으로 크랙 시작점에 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다치지 않았다. 다시 오르려는 정신이를 설득한다.

한참을 고심하던 정신이가 하강을 결정한다. 컨디션 좋지 않을 땐 돌아설줄도 알아야 한다며 잘했다고 말해준다.

더 큰 호수의 캠을 준비해서 다음에 오르기로 약속하고 걸어서 정상 쪽으로 향한다.

지난 번 신동엽길에서 다른 팀 때문에 후퇴한 후 연속으로 돌아서는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하지만 친구들이 다치지 않아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준비 잘해서 다음엔 꼭 배추흰나비의 추억을 우리들의 추억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1. 두 번째 마디 등반 후 짧은 하강을 하여 세 번째 마디로 건너 뛰어야 한다.

 

2. 배추흰나비의 추억길은 첫 피치부터 직벽이다.

 

3. 두 번째 피치는 레이백 자세가 어울리는 크랙 등반 코스.

 

4. 세 번째 코스도 크랙 등반으로 시작해서 인공등반으로 꽅난다.

 

5. 쉬운 구간이 거의 없지만 등반의 재미는 좋은 편. 아침엔 운해도 볼 수 있었다.

 

6. 네 번째 구간의 초입은 사선으로 뻗은 밴드.

 

7. 두 번째 볼트까지는 잘 올랐는데...

 

8. 배추흰나비의 추억길은 자운봉의 전위봉인 연기봉 정상으로 쭉 뻗은 페이스 형태의 바윗길이다.

 

9. 세 번째 마디에서 바라본 풍경. 만장봉으로 향하는 낭만길 릿지가 잘 보인다.

 

10. 만장봉은 언제봐도 멋지다. 자운봉과 만장봉 사이의 골짜기 길을 따라 걸어서 올라온 곳에서 폰카로 찍었다.

 

11. 연기봉에서 쭉 뻗어내린 배추흰나비의 추억 릿지길이 선명히 보인다.

 

12. 왼쪽이 일반등산로로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인 신선대, 우측은 자운봉.

 

13. 청명한 가을 날씨를 즐기는 산객들로 붐비는 신선대.

 

14. 세 번째 피치에서 탈출한 후 골짜기에서 올려다본 자운봉과 연기봉.

  

15. 친구들이 싸이의 말춤을 추라고 해서 포즈를 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