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작년엔 이렇다 할 등반여행을 다녀오지 못했었다. 올해엔 국내 등반지라도 가고 싶은 곳을 미루지 않고 부지런히 다녀보기로 다짐해본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려 내면의 귀차니즘을 극복해야 한다. 따스한 봄기운을 자양분 삼아 내 몸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은 소망을 담아 서울보다 봄을 먼저 만날 수 있는 남녘으로의 등반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봄마중을 위한 여행이라는 설레는 기분까지 발산해 보자는 게 이번 여행의 의도이다.
주말과 삼일절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진 3일간의 황금연휴 시작일인지라 주위가 어둠에 싸인 새벽 0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한다. 처음 가보는 곳에 대한 가슴 설렘을 안고 부산 송도의 암남공원 해벽에 개척되어 있는 암장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장장 5시간이 걸려 널찍한 암남공원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시원하게 펼쳐진 송도 앞바다가 반겨준다.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해풍을 맞으며 15분 정도의 짧은 어프로치 끝에 암장에 닿는다. 밀려오는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히며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와 포말로 부서지는 물보라에 촤르르촤르르 조약돌 구르는 소리가 한없이 정겹게 어우러진다.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은 공기부터가 서울과는 완전 딴판이다.
처음 만져보는 해벽의 감촉을 손끝에 느끼면서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쉬워보이는 루트들 위주로 올랐다. 비록 도전적인 루트에 붙어볼 생각일랑 없었지만, 새로운 등반지에서 기분전환은 제대로 만끽한 봄맞이 등반이었다. 절벽 안쪽으로 움푹 패인 아늑한 곳에 자리한 암벽에서 하루종일 우리팀 외에는 다른 클라이머들이 오지 않으니 오롯히 우리만의 등반에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이 더없이 좋았다. 등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강풍으로 인해 용궁구름다리가 통제 상태인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등반할 때 세찬 바람을 막아주었던 해벽의 위치가 아주 절묘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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