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에서 07시 30분에 네 악우가 모여 택시를 타고 도선사 경내까지 이동하여 곧바로 용암문으로 향하는 산길에 접어든다. 등로 주변엔 진달래와 노랑제비꽃이 한창이다. 오늘은 최저기온 6도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24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일교차가 매우 큰 날씨라 내심 걱정했는데 쨍한 햇살을 등지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등에 땀이 나서 자켓을 벗게 된다. 오늘의 노적봉 등반 루트는 '반도A'길로 정했다. 기석형과 지선씨가 노적봉 등반은 처음이라고 하여 가장 유서깊고 고전적인 바윗길인 반도길을 택했던 것이다. 예전 같으면 '반도A' 루트는 암벽의 동남면 밑동까지 내려가서 등반을 시작했었다. 오늘은 안전을 위해 서북횡단 밴드를 따라 반도길 3피치 확보점에 진입하기로 한다. 국공에서 낙석위험이라는 미명 하에 3피치까지 멀쩡하던 중간볼트 뿐만 아니라 쌍볼트 확보점까지 모두 제거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서북횡단 코스의 출발점에서 여러 명이 장비를 착용하기엔 지형이 옹색했다. 내리막길 직전 고갯마루의 안부에서 모든 등반장비를 착용했더라면 한결 편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풀이 자라고 있는 사선 밴드를 따라 40미터 이상을 등반하여 대침니 아래의 확보점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었다. 이틀 전 내린 적잖은 비로 인해 바위사면을 따라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던 까닭이다. 중간볼트가 2개 설치되어 있던 것이 그나마 선등자의 안정감을 되찾게 해주었다. 대침니에 올라선 이후부터는 모든 등반이 더없이 즐거웠다. 윤선생님팀이 우리팀 바로 아래에 붙는 걸 나는 대침니 안의 확보점에서 인지할 수 있었다. 선등자 확보를 보던 은경이가 윤선생님과 나누던 대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윤선생님은 중간 확보물이 전혀 없는 반도길 초반 3피치를 길게 한 피치로 올라서서, 대침니와 크랙으로 구성된 4, 5, 6피치도 단번에 등반하셨다. 내가 대침니 위의 5피치 확보점에서 후등자 확보 중일 때, 윤선생님께서 가볍게 우리팀을 추월하셨다. 평지를 걸어가듯 사뿐사뿐 리드미컬하게 등반하시는 멋진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직관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속도라서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6피치 확보점에 도착하여 비로소 윤선생님과 차분히 말을 섞을 수가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란씨와도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았다. 확보 중에 윤선생님께서 주신 밀크카라멜 한 조각이 그렇게나 맛있을 수가 없었다.
반도길 좌측 버트레스인 코바위 정점을 지난 이후부터 윤선생님팀은 직상 루트로, 우리팀은 그 우측에서 크랙을 따라 올랐다. 노적봉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 피치도 윤선생님팀이 좌측, 우리팀은 우측 루트를 택해서 나란히 등반할 수 있었다. 정상에 도착한 후에 '광클C' 루트로 올라온 기영형과 민지씨도 반갑게 만날 수 있었다. 대학 동문으로 초면인 기석형과 기영형을 서로 소개시켜 드렸다. 남의 시선일랑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릿지꾼들이 소란스럽게 기념사진을 남기는 와중에서도 정상에서의 점심시간은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의 바윗길은 그야말로 찰진 손맛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기분 좋은 상태였다. 윤선생님과 기영형을 비롯한 홍대클라이밍센터 회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등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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