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후에도 누적된 피로가 풀리지 않아 몸이 영 개운치 않다. 이럴 땐 산에 가야한다. 조식 후에 아내와 함께 북한산 칼바위에 올랐다. 5월의 마지막 날 무성한 숲의 모양새는 이미 한여름이다. 후드티셔츠와 색안경이 자외선으로부터 내 몸을 잘 보호해 주는 듯했다. 칼바위 정상에서의 조망은 으뜸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빛나고 있는 삼각산과 도봉산의 잘 생긴 봉우리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대동문에서 소귀천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탁족하며 쉬어가는 시간이 즐거웠다. 우이동에서 시원한 콩국수를 사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북한산이 곁에 있어 가능했던 치유의 순간들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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