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강촌 유선대 암장 - 2022년 5월 14일(토)

빌레이 2022. 5. 15. 10:27

'Empty(5.10d)' 루트 완등을 염두에 두고 유선대 암장에 왔으나, 몸이 너무 무거워 정작 'Empty'엔 붙어보지도 못했다. 지난 한 주간의 과로가 쌓인 탓이다. 그래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암장에서 프로젝트의 부담 없이 매달린 등반은 언제나처럼 즐거웠다. '통천문' 루트 좌측의 '하늘문' 두 피치를 통해 정상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올라본 '하늘문'은 충분히 재미 있고 등반성 좋은 바윗길이었다. 아직 크럭스에서의 홀드와 동작이 확실치 않은 'Empty' 루트는 여전히 뇌리에 숙제로 남은 상태여서 개운치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선대 암장에 다시 와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으니 이 또한 싫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새 신록이 가득 들어찬 암장은 다가올 여름철 등반을 위해 모기향과 벌레 퇴치제 등을 준비해야 함을 알려주었다.    

 

▲ '그리움(5.10c)' 루트에서 먼저 몸상테를 체크한 후에 프로젝트로 생각한 'Empty(5.10d)'에 붙어볼 계획으로 준비하는 중이다.
▲ 익숙한 '그리움' 루트지만 오늘은 크럭스를 단번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몸이 무거웠다.
▲ 등반거리가 30미터에 달하는 '그리움' 루트를 두 차례 오르내린 후 까다로웠던 '102동(5.10b)'을 깔끔하게 완등했다.
▲ '101동(5.10a)' 루트를 오르고 있다.
▲ 작년에 완등의 기쁨을 주었던 '시동(5.11b)'에 도전했으나 단번에 완등하지는 못했다. 아직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시동(5.11b)'에서 힘을 소진한 까닭에 'Empty' 도전은 나중으로 미루고, '하늘문' 루트를 처음으로 등반하기로 했다.
▲ '하늘문' 루트 1피치(5.10c) 확보점에서 내려다 본 장면이다. '통천문'과 같이 출발하다가 좌측 벽으로 붙는 경로인데, 출발점부터의 등반 거리는 40미터가 훌쩍 넘었다. 중간의 칸테에서 오버행 턱을 넘어서는 곳이 크럭스 구간이다.
▲ '하늘문' 1피치 확보점 모습이다. 확보점 우측은 '통천문'이 지나는 낭떨어지다.
▲ '하늘문' 2피치(5.10b)를 출발하고 있다.
▲ '하늘문' 2피치는 부분적으로 오버행이 있는 페이스를 사선으로 진행하는 경로인데 홀드는 양호한 편이나 고도감이 상당했다.
▲ '하늘문' 2피치는 등반거리 22미터에 홀드를 찾아가는 재미가 아주 좋은 루트였다. 이 피치가 지면에서 시작하는 첫 피치에 위치해 있었다면 아마도 매우 인기가 높은 스포츠클라이밍 루트가 됐을 것이다. 중간 볼트 사이가 먼 구간이 있는데, 이 곳에서 캠을 사용하면 더욱 안전할 듯했다.
▲ '하늘문' 루트를 만족스럽게 완등한 후에 완료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제 '하늘문'은 유선대 암장에 올 때마다 내가 반드시 등반해야할 루트가 되었다.
▲ '하늘문' 루트의 종착점인 2피치 확보점 모습이다.
▲ '하늘문' 2피치 확보점 우측으로는 삼악산과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하늘문' 종착점에서 내려다 본 북한강과 경춘가도, 그리고 좌측의 삼악산과 우측 아래의 강촌시내 풍경이다.
▲ '하늘문' 2피치 확보점에서 곧바로 하강했다.
▲ '통천문' 1피치 확보점을 이용해서 두 차례 하강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 '하늘문'과 '통천문' 루트의 출발점에 있는 조약돌이다.
▲ 오후 5시 전에는 등반을 끝낼 수 없다는 원칙 하에 좌벽으로 이동하여 '참나무', '시월이 가기 전에', '오르락', 세 개의 루트를 올랐다.
▲ 좌벽의 가장자리에 숨어 있어서 유일하게 올라보지 못한 '샹그리라 가는 길' 루트는 확보장소에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등반이 여의치 않았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 오늘 유선대 암장 주변에서 가장 흔했던 꽃은 금낭화였다.
▲ 강촌 시내로 내려와서 저녁으로 닭갈비를 먹고 식후 산책을 나섰는데 데이지꽃이 반겨주었다.
▲ 주말의 귀경길 정체는 예정된 일이니 식후 산책을 충분히 즐기고 뒤늦게 상경했다.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 주변에 좋은 산과 암벽들이 많다는 것도 내가 강촌에 살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