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인수봉 남면 (2020년 6월 6일)

빌레이 2020. 6. 7. 14:18

인수봉 남면의 '써미트 슬랩', '영희야 놀자', '철수야 놀자' 루트에서 슬랩 등반을 연습하고, '써미트 크랙'에서 크랙 등반 동작을 익힌 후 점심을 먹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바위에 붙어 있을 때는 더웠으나, 나무 그늘 아래로 내려와서 확보를 볼 때는 더없이 상쾌하고 시원했다. 주변에 피어 있는 라일락꽃의 향기가 그윽했고, 만개한 함박꽃의 단아한 자태가 아름다웠다. 오후엔 '꾸러기들의 합창', '학교B', '하늘' 루트에 매달렸다. 은경, 기범씨, 동혁씨, 정길씨가 함께 등반했다. 내몸은 출장이 낀 바쁜 일정을 보냈던 것과 실내암장에서 운동하지 못했던 티를 여실히 드러냈다. 무거운 몸과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듯한 등반실력에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투자한 시간과 업그레이드 정도는 연속증가함수가 아닌 불연속 계단함수(step function)의 관계를 나타낸다는 어느 학자의 주장에 희망을 걸어본다. 

 

▲ '써미트 슬랩'을 등반 중이다.
▲ 기범씨가 '써미트 슬랩'을 선등 중이다.
▲ 슬랩에서 몸을 풀어보는데... 몸상태가 별로였다.
▲ 사진 속의 기범씨가 선등 중인 '써미트 크랙' 루트 초반부의 까다로운 페이스 구간에서 나는 추락을 면치 못했다.
▲ '써미트 크랙'의 중간부의 크랙 구간을 등반 중인 기범씨의 모습이 보인다.
▲ '써미트 슬랩' 좌측엔 '영희야 놀자'와 '철수야 놀자' 루트가 나란히 있다. 출발지점에 핀 수수꽃다리(라일락)의 향기가 좋았다.
▲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슬랩에 붙을 때는 더욱 힘에 부쳤다.
▲ 점심 후에는 '꾸러기들의 합창'부터 등반했다. 사선 밴드에서 손가락 힘을 요하는 루트였으나 내 동작은 지난 번보다 오히려 불만족스러웠다.
▲ '학교B'길은 사진 속의 정길씨가 등반 중인 사선 밴드를 올라선 이후의 구간이 더욱 까다로워서 애를 먹었다.
▲ '하늘'길 첫 피치는 좌향 크랙의 홀드가 좋아서 그나마 로프 테이크 없이 등반할 수 있었다.
▲ '하늘'길 같은 크랙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기범씨의 말대로 크랙 등반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루트였다.
▲ '학교B'길에서 힐훅을 걸어보지만 동작이 엉성하다.
▲ 나무 그늘 사이로 보이는 산목련(함박꽃)의 단아한 자태가 고운 한복을 입은 여인처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