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트레킹은 가을이 좋다고 한다. 연구년 기간을 보내고 있는 올해가 아니면 학기가 한창인 가을철에 10일 이상의 해외 나들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수행하던 연구 프로젝트가 일단락 되는 10월 말 이후에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트레킹 전문 여행사를 통해 12일 일정의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와 푼힐 전망대를 다녀오는 트레킹 상품을 예약했다. 11월 10일에 출국하여 21일 새벽에 귀국하는 스케쥴이다. 첫째 날 저녁은 카트만두 호텔에서 묵었다.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 시내는 먼지와 매연이 가득하고 아수라장 같은 교통지옥이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다. 둘째 날 아침에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로 이동한다. 비행 시간은 30분 남짓이지만 자동차로는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험난한 지형과 낙후된 도로 사정 탓이다.
포카라 공항에서는 수하물을 사람들이 직접 손수레로 운반하던 광경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부터는 미니버스를 타고 1 시간 반 이상을 달려 나야폴(1070m)에 도착한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라고는 하지만 중앙선도 확실치 않고 많은 곳이 패어 있는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나야폴에서 다시 짚차로 갈아탄 후 비레탄티(1025m)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다. 함께 트레킹에 나설 9 명이 처음으로 통성명을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60대 초반의 염사장님부터 7명의 50대, 그리고 40대 후반의 박부장님까지 고르게 분포된 연령대이다. 염사장님과 이상무님이 같은 직장이고, 이선생님 부부, 안선생님과 박부장님이 선후배 사이로 각각 짝을 지어 오셨고, 박여사님(뷰티박), 박사장님, 그리고 나는 홀로 참가하게 되었다. 결국 2+2+2+1+1+1=9로 트레킹 팀이 구성된 셈이다.
점심 식사 후에 우리 일행은 비레탄티에서 다시 짚차를 타고 오프로드 차량만 겨우 오를 수 있을 듯한 험한 산길을 40분 정도 달려서 힐레(1430m) 마을에서 하차한다. 이 곳에서부터 숙소가 있는 울레리(1960m) 마을까지 걸어서 올라가는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이번 트레킹 일정 내내 환상적인 날씨가 지속되었고, 무엇보다 동행했던 구성원 개개인이 더없이 훌륭한 분들로 짜여진 덕택에 한층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에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여행사 소속의 현지 가이드인 빠담이 사촌 동생이자 부가이드인 빔과 함께 한식 전담 요리사팀과 포터들을 잘 지휘하여 우리 아홉 명의 트레킹을 원활하게 지원해 준 점도 좋았다.
계단식 논밭의 농촌 풍경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던 힐레 마을에서 울레리 마을까지의 첫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1. 일소를 이용해 다랭이논을 갈고 있는 농부의 모습에서 어릴적 우리 고향집의 농촌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2. 본격적인 트레킹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가이드인 빠담이 나를 돌아보고 있다.
3. 힐레 마을은 계단식 논밭을 일구고 살아가는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보여준다.
4. 포터들은 30kg 남짓의 무거운 짐을 운반한다.
5. 산악 지방이지만 위도가 낮은 까닭에 11월 중순에도 한낮에는 덥다. 카트만두의 위도는 북위 27도 정도.
6. 바나나 나무와 대나무가 보이는 마을길을 따라서 올라간다.
7. 이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울레리 마을까지는 가파른 돌계단길의 연속이다.
8. 포터들은 우리 트레커들을 앞서서 나간다.
9. 우리 일행은 선두인 부가이드 빔을 앞지르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10. 이 길은 예전부터 말을 운송 수단으로 한 교역로인 차마고도에 속한다고.
11. 오르막길 중간의 롯지엔 어김 없이 구멍가게와 화장실이 있다.
12. 맞은편 산비탈도 계단식 논밭이다.
13. 골짜기 사이로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14. 농가의 외양간에서 염소들과 놀아도 보고....
15. 우리나라에선 봄에만 피는 벚꽃도 간간히 피어있다.
16. 울레리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가파르지만 숨을 고르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17. 어느새 울레리 마을 초입이다.
18. 오늘의 숙소인 롯지 앞에는 짐이 먼저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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