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호수는 관광 성수기에 루이스 호수보다 오히려 더 가기 힘든 곳이 된 듯하다. 루이스 호수 진입로 중간 갈림길에서 십여 킬로미터를 더 가야 모레인 호수가 나온다. 루이스 호수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갈림길에서 우회전 하여 자연스레 진입하게 되는 모레인 호수 입구이다. 그런데 루이스 호수 관광객이 워낙 많다보니 호수 주변에 주차하지 못하면 아예 모레인 호수에 갈 방법일랑 없다. 갈림길에서 주차 요원들이 통제하고 있어서 항상 진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셔틀버스는 루이스 호수와 임시 주차장 만을 운행하고 다른 차들은 통제한다. 우리는 다행히 이른 아침에 서두른 덕택에 모레인 호수를 구경할 수 있었다. 주차 운도 좋아서 우리가 주차 대기로 멈춘 자리의 차가 곧바로 빠져나가는 행운도 있었다. 차 안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호수 탐방에 나선다.
모레인 호수 주변에서 이번에 우연히 발견하게된 산길 중에는 루이스 호수까지 넘어가는 루트도 있었다. 편도 12 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거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정표를 보면서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참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모레인 호수는 루이스 호수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나는 모레인 호수가 루이스보다 더 좋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열 개의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미가 빼어나고 일류 호텔이 들어서 있는 루이스 호수에 비해 자연이 더 잘 보존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모레인 호수는 큰 바위들이 돌멩이처럼 쌓여서 물길을 막아서는 바람에 호수가 된 형국이다. 등반 용어로 이러한 너덜지대를 모레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모레인 지대가 동산을 이루고 있는 곳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호수의 물빛은 가히 일품이다. 호수에서 카누를 즐기거나 주변 산에 오르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다음날이면 귀국해야 하는 관광객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그들에 대한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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