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독일 영화 <하이디(Heidi)>

빌레이 2016. 7. 18. 10:00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독일 영화 <하이디>를 보게 되었다.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탑승한 탓에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 않았다. 영어 자막으로 봤는데 줄거리가 익숙한 까닭인지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란 동화로 만났던 이 이야기는 원래 스위스 작가 슈피리의 소설이다. 내가 본 영화는 2015년도에 알랑 그스포너 감독이 만든 독일 영화로 2016년 66회 독일영화상 베스트 다큐멘터리 부문 상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의 장면이 알프스 주변 마을의 옛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고증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점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한 요인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는 작년 전주영화제 기간에만 상영되었고 일반 개봉관에서는 관람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 <하이디>는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단순한 스토리 전개라 할지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영화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하이디와 할아버지, 피터, 클라라 등의 배역이 어찌 그리 잘 어울리는지 더이상의 배우를 캐스팅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당시 클라라가 살던 대도시가 프랑크푸르트이고 이번 나의 출장지 역시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도시인 다름슈타트이다. 또한 출장 일정을 마치면 곧바로 알프스로 갈 예정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던 영화이다. 너무 상업주의적인 면에만 치우쳐 있는 우리나라 극장에서는 <하이디> 같은 영화가 그들의 수지타산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렇게 훌륭한 영화가 시설 좋은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넓은 화면 속에서 알프스의 웅장한 자연미와 함께 영화 <하이디> 속에 잔잔히 흐르는 따뜻한 인간미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한다면 나는 반드시 다시 보러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