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북한산 숨은벽과 만경대 리지 등반 - 2010년 10월 6일

빌레이 2010. 10. 6. 21:24

 

- 산행 코스 : 우이동 도선사 - 하루재 - 인수봉 우회로 - 숨은벽 대슬랩 - 숨은벽 리지 - 백운대 슬랩

                   - 위문 - 만경대 리지 - 용암문 - 도선사 하산 (약 7 시간 소요)

- 참가자 : 북악(박 교수님), 모모, 가우스, 이상 3명

 

박 교수님도 나처럼 이번 학기는 연구년 기간이라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으시고,

모모도 마침 재택 근무 중이라 셋이서 숨은벽 리지를 하기로 약속하고 우이동에 모였다.

예전에 파사 형 따라 가봤던 숨은벽 리지를 이제 우리끼리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인수봉을 우회하여 도착한 숨은벽 대슬랩 주변은 벌써 추색이 완연하다.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모모의 확보 하에 50 미터 대슬랩을 먼저 오른다.

중간에 두 개의 볼트가 있고 확보 고리도 새롭게 설치되어 있다. 생각보다 쉽다.

그 다음 2 피치, 3 피치, 4 피치 모두 편안하게 즐기면서 오른다.

예전에 오를 땐 3 피치 고래등 구간에서 좀 힘들었는데 볼트가 잘 정비되어 안전하게 올랐다.

 

등반 대상지에 대한 난이도도 참 상대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등산학교 암벽반 졸업 이후 인수봉과 설악의 리지를 경험한 후라서 그런지 숨은벽이 어렵지 않았다.

숨은벽 정상에서 여유있게 점심을 맛있게 먹어도 시간이 남아서 내친김에 만경대도 올라보기로 한다.

박 교수님과 모모도 너무 편하게 숨은벽 리지를 마친 탓인지 대찬성이다.

 

백운대 슬랩을 지나던 중 잠깐 동안 암벽 연습을 하고 위문으로 향한다.

관리공단 직원이 헬멧이 없는 박 교수님 때문에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한다.

리지 구간은 하네스와 헬멧, 자일이 필수이고 두 명 이상 같이 가야 통과시켜 준다고 한다.

순순히 물러나 노적봉 방향의 우회로를 따라가다 적당한 곳에서 다시 만경대로 오른다.

 

만경대 정상으로 향하는 바위 사면을 가던 중 박 교수님께서 나뭇가지에 찔려 얼굴에 상처를 입으셨다.

어렵지 않게 만경대 리지 루트를 찾아 용암문 쪽으로 하산한다.

리지 길 중간의 약간 애매한 곳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중 한 아저씨가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주신다.

먼저 가시라고 해도 한사코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주시겠다고 하여 끝까지 함께 했다.

 

운동삼아 여러 차례 만경대 리지 길을 다니는 그 아저씨 일행 덕택에 아주 쉽게 바위를 끝낼 수 있었다.

안내해주신 아저씨가 고맙긴 했지만 우리끼리 차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진 것 같은 아쉬움도 있었다.

용암문에서 도선사로 향하는 내리막길 중간에 계곡에서 탁족하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아주 안전하고 즐겁게 숨은벽과 만경대 리지 등반을 마쳤다는 만족감이 큰 하루였다.

 

1. 숨은벽 1 피치 대슬랩 구간... 예전엔 이 곳도 아주 무서웠었는데... 이제는 너무 쉬운 슬랩 구간...ㅎㅎ..

 

2. 은경이와 박교수님도 여유 있게 잘 오른다...

 

3. 두 번째 피치 구간... 편안한 슬랩 구간... 바위가 하나도 미끌리지 않는다..

 

4. 세 번째 피치 고래등 구간... 예전엔 이 곳도 쉽지 않았었다... 이제는 볼트 두개가 있어 아주 편하게 선등할 수 있다..

 

5. 고래등 위에서 내려다본 숨은벽 능선... 골짜기엔 서서히 단풍이 들고 있다..

 

6. 네 번째 피치 크랙 구간... 레이백으로 올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싫어서 우회...ㅎㅎ

 

7. 우리가 정상에서 점심 먹은 후에 올라오는 서울등산학교 등반팀... 아마도 실습 등반인 듯..

 

8. 생각보다 싱겁게 오른 숨은벽 정상의 엄지 바위에서 한 컷...

 

9. 박 교수님과 나는 이번 학기 연구년이라서 평일에 같이 등반할 수 있으니 참 좋다...ㅎㅎ..

 

10. 점심 먹고 백운대 슬랩을 지나는 동안 유혹을 못 참고 붙어본다... 두 번째 볼트에서 추락 후 미련 없이 철수...ㅎㅎ..

 

11. 만경대 우회로에서 정상으로 향하던 중 마주한 단풍나무... 벌써 물들어 가는 듯...

 

12. 만경대 리지 길은 아기자기한 맛이 숨은벽보다 더하다... 용암문으로의 하산길이라 다운 클라이밍 구간이 특히 많다..

 

13. 만경대 리지를 즐기는 박 교수님과 은경이... 역광도 멋진 듯...

 

14. 그냥 가시라고 해도 한사코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주시겠다던 아저씨께서 확보도 봐 주셨다...

 

15. 자주 다니는 분들은 다운 클라이밍이 가능한 사랑바위 구간... 우리는 간단히 자일로 하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