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분주한 추석연휴 직전 주말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등반지에서 칭다오 등반여행을 위한 점검을 해보기로 계획한다. 외출하기 좋은 행락철인데다 저녁 시간엔 여의도 불꽃축제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주말의 교통정체는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지하철 4호선 불암산역(구 당고개역)에서 09시에 악우를 만나 경수사 방향으로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천지암장 아래의 아늑한 자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그윽한 향기의 모닝커피 한잔에 내가 만들어간 오트밀건강빵 한조각을 곁들이니 이게 바로 '소확행'이란 감사함이 차오른다.
오늘 등반은 추석연휴에 떠나기로 한 중국 칭다오 등반여행을 염두에 둔 훈련을 생각하면서 멀티피치 등반시스템과 장비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기로 한다. 활바위암장에 개척되어 있는 여섯 개의 멀티피치 루트 중에서 등반 팀이 붙어 있지 않은 '아우디 선물릿지(일명 선물길)'를 먼저 올랐다. 대부분 슬랩으로 구성된 여섯 피치를 등반한 후, 활바위 정상으로 향하는 날등을 인공등반 방식으로 올라야 하는 마지막 피치는 생략하고 하강하여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에는 크랙이 잘 발달된 코스를 따라서 오르기로 하고, '청출어람' 루트에 붙었다. 손맛 좋은 크랙등반을 즐기면서 4피치까지 등반한 후, 다음 피치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5피치 확보점 주변에서 여러 명이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인공등반을 연습 중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없이 가장 높은 활바위 정상부로 이어지는 '소풍길' 후반부를 오르기로 하고, 45도 방향으로 두 피치를 등반하여 '소풍길'로 진입했다. 인공등반 방식으로도 만만치 않았던 소풍길 5피치('오락시간')와 6피치('6학년')를 완료하고 정상에 닿았을 때의 만족감은 예상 외로 컸다. 오전엔 슬랩이 대부분이어서 준비해간 캠을 하나도 쓰지 않았지만, 오후 등반에서는 캠뿐만 아니라 알파인레더까지 아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론 매우 알찬 훈련등반이 이루어졌다는 충만감이 밀려왔다. 노부모 수발로 인한 정신적 피로와 부어오른 발목에도 불구하고 테이핑을 한 상태로 등반을 함께하면서 든든한 빌레이를 책임져 준 악우에 대해 표현하지 못한 고마운 마음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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