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2.0] 18코스(북한산 종로) - 2025년 1월 24일(금)

빌레이 2025. 1. 25. 21:46

아파트 창문을 통해 찬란히 쏟아지는 겨울 햇살이 더이상 좋을 수는 없다. 별안간 이 좋은 걸 답답한 실내에서만 누리고 있자니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히 점심을 차려 먹고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서울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시계 방향 순서대로 진행한다면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11코스인 관악산 구간을 걸어야 할 차례지만, 오후 시간만 허락된 상황에서 굳이 전철을 오래 타고 이동 거리가 멀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그래서 집에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코스인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을 걷기로 한다.

 

아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포함된 곳이기도 하고, 나도 가본 적이 오래된 코스를 택했다. 집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정릉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한산둘레길에 들어선 후, 명상길, 평창마을길, 옛성길 구간을 차례로 걸었다. 강북구, 성북구, 종로구, 은평구를 차례로 밟아본 셈이다. 서울둘레길 2.0 기준으로는 19코스 중간에서 18코스 전 구간을거꾸로 진행한 것이다. 19코스 초입의 스탬프는 북한산둘레길의 평창마을길 구간이 시작되는 형제봉 입구에 있었고, 18코스의 스탬프는 불광역 인근의 북한산생태공원에 있었다. 따스한 봄날이 부럽지 않은 날씨에 10km 이상의 거리를 걸었어도 힘들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 서쪽으로 기우는 태양의 사광을 받아 빛나는 비봉능선의 자태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고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