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생일날의 한탄강 여행 - 2024년 1월 12일(금)

빌레이 2024. 1. 14. 10:48

오늘은 음력으로 쇠는 내 생일날이다. 어느새 환갑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실 앞에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이 나를 특별히 기억해 주는 날인 만큼 생일은 기쁜 날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여유로운 방학 중이라서 평일인데도 생일이라는 핑계로 잠시 짬을 낼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를 겸한 짧은 겨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지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한탄강 일대로 정했다. 한탄강(漢灘江)은 클 한(漢), 여울 탄(灘)의 한자를 써서 '큰 여울의 강'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포천의 화적연을 시작점으로 하여 연천의 재인폭포, 좌상바위, 아우라지 베개용암, 신답리 고분을 차례로 둘러보는 코스를 따랐다.

 

처음 본 화적연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한탄강댐이 내려다 보이는 온실 같은 카페에서 따스한 햇볕바라기를 하면서 화덕피자에 커피가 더해진 점심시간이 한가로웠다. 재인폭포 주변의 산책로와 한탄강댐 아래에 조성된 공원을 산책할 때는 기분이 상쾌했다. 'K-water 한탄강댐물문화관' 내부를 둘러보는 시간은 여러모로 유익했다. 좌상바위는 클라이머의 마음을 사로잡는 절벽미가 압권이었다. 명승지만 아니라면 아주 훌륭한 암장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좌상바위를 휘돌아 나가는 강가를 거닐면서 적당한 조약돌을 골라 물수제비를 뜨는 놀이를 즐겨보기도 했다. 두 갈래 물줄기가 모이는 아우라지에 자리한 베개용암의 희귀한 모습을 망원경으로 구경하고, 고구려 유적인 신답리 고분에서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해와 함께 여행을 마무리했다. 생일날 아내와 함께 한탄강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둘러본 겨울 여행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