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이다. 자칫하면 사회적거리두기가 익숙해져서 다른 이들과의 교감이나 친밀감 따위는 옛날의 추억거리로만 남을 뻔 하였다. 적당한 거리두기가 편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네 삶이란 게 감성을 무시하면서 기계적인 목적지향적 측면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캠퍼스에 봄꽃이 만발한 이번 주부터는 비로소 대학에 활기가 넘치는 듯한 분위기다. 학생들이 하나 둘 등교하여 어느새 캠퍼스는 젊음이 넘치는 생동감으로 충만하다. 이제는 대학촌이 사람 사는 동네로 다시 태어난 듯한 모습에 흐뭇해 하면서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화창한 봄볕이 정말 좋았던 월요일 점심 시간엔 캠퍼스 주변을 나홀로 산책했다.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한 캠퍼스는 화려한 빛깔로 수놓아져 있었고,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웠다. 내몸에도 활기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목요일 늦은 오후 시간엔 대학원 제자들과 함께 캠퍼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북한산 형제봉에 올랐다. 학생들과 동행한 등산이 얼마만이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답답한 연구실을 벗어난 오랜만의 바깥 나들이에 학생들의 얼굴도 그 어느 때보다 환해 보였다. 우리들의 산행을 축복해 주려는 듯 산길은 진달래꽃과 산벚꽃이 만개한 그야말로 더없이 아름다운 꽃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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