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지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칼바위 능선에 오른다. 향년 94세를 일기로 돌아가신 처할머니는 장수를 누린 셈이다.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아온 정이 남다른 아내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내게는 비교적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장례식이었다. 누구나 죽을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 나이가 어느 정도 들긴 들었다는 생각이다. 단풍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 북한산의 빼어난 풍광을 보면서 더 아름다운 천국에 가셨을 처할머니의 명복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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