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인수봉에 오르다 - 2010년 8월 15일 광복절, 등산학교 실습등반

빌레이 2010. 8. 16. 14:51

 

 

꿈에 그리던 인수봉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등산학교에서 훈련 받은 내용을 실전에 제대로 적용했다는 기쁨이 넘쳤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바위를 즐긴다는 느낌이 소중했습니다.

비록 걸음마 단계지만 암벽등반이 꼭 종합예술 같이 완전한 등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피치마다 선등자와 후등자를 빌레이 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악우들의 우정이 넘쳐났습니다.

 

모모와 에코는 인수B 코스를, 저는 인수A 변형 코스를 타는 조에 소속되어 정상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수 정상에 올랐다는 만족감보다 오르는 과정 자체가 아주 아주 즐겁고 재미 있었습니다.

1피치와 2피치의 대슬랩 구간을 지나면 오아시스라 부르는 나무 그늘이 나옵니다.

3피치는 침니와 크랙을 지나는 아기자기한 코스입니다.

4피치는 미끄러운 페이스를 트레버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5피치는 전체적으로 침니 구간 속의 안정감 하에 확실한 홀드 때문에 기분 좋은 코스였습니다.

귀바위를 돌아오는 코스와 합류해서 올라가는 6피치는 물과 이끼 때문에 매우 미끄러웠습니다.

마지막 7피치, 참기름 바위에서는 짧게나마 깜짝 선등을 서 보는 기쁨도 맛 보았습니다.

바위 표면을 깍아 놓은 홈 때문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고,

나무에 변형 까베스통 매듭으로 자일을 고정하고 나니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인수봉 정상에서의 점심 시간은 오히려 평온했습니다.

뜻 깊은 광복절 날, 인수 정상에 처음으로 오른 이들이 우리 팀이란 것이 더욱 특별했습니다.

숨은벽 정상과 인수봉 사이의 안부로 60 미터 하강을 단 번에 한 것도 짜릿한 첫 경험이었습니다.

내 생애 영원히 잊히지 않을 소중한 기억을 심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