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토왕골에서 노적봉 동벽을 오르는 등반 내내 주변 풍광을 볼 수가 없었다. 자욱한 운무에 가리워진 토왕골의 절경을 감상할 수 없다는 건 설악산 등반의 알짜배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멀리 볼 수 없을 때에도 설악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운무 사이로 잠시 잠깐이나마 얼굴을 보여준 토왕성폭포와 선녀봉 일대의 침봉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신비감마저 들었다. 젖은 암반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육담폭포와 비룡폭포의 청아한 물줄기는 맑고도 시원했다. 등산로 주변엔 이슬비를 머금은 솜다리꽃과 꿩의다리꽃이 그 어느 때보다 싱싱하고 앙증맞은 자태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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