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진달래꽃의 사회적 거리두기

빌레이 2020. 3. 29. 09:36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인공적으로 가꿔진 화려한 벚꽃 군락보다는 산속에 제멋대로 피어난 산벚꽃이 내눈엔 더 아름답게 보인다. 화단에 잘 가꿔진 봄꽃들보다 산천에 아무렇게나 듬성듬성 피어 있는 진달래꽃이 더욱 내 눈길을 끄는 이유도 매 한가지다. 인간의 손길로 잘 다듬어진 것보다 조물주의 섭리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것이 더 아름다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높은 밀도로 꽃잎을 촘촘히 맞대고 피어나서 화려해 보이는 온실 속의 꽃들과 숲 사이에 산재하여 저밀도로 소박하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비교해 보면서 엉뚱하게도 요즘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떠올랐다. 자연 속의 꽃들은 본래부터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숲속의 진달래꽃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적당히 떨어져서 분포한다. 한 그루에서 같이 피어난 꽃잎들도 주변 환경에 맞게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용인 조비산 암벽을 등반하면서 눈에 들어온 분홍빛 진달래꽃들을 관찰하면서 찾아들었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