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IPTV를 통해서 우연히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설명에 무조건 플레이 버튼을 누르게 된 것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을 알프스 산자락에서 촬영한 듯하다. 그야말로 온전한 알프스 영화인 것이다. 파트라슈가 연상되는 영리하고 아름다운 개인 벨과 주인공 소년 세바스찬의 모험을 다룬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지루한 장면이 하나도 없어서 시종일관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래에 본 영상물 중에서 가장 재미 있고 인상적이어서 언제고 다시 한 번 보게 될 듯하다. 보고 나서 가슴까지 훈훈해지는 수작으로 요즈음의 추운 날씨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영화이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낸 영상미는 가히 일품이다. 장면들 하나 하나가 모두 훌륭한 사진 작품처럼 아름답다. 아웃 오브 포커싱 기법으로 야생화를 클로즈업 한 후 서서히 초원 전체를 보여주는 화면이나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알프스의 풍광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어릴 때 읽었던 여러가지 책 속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듯한 스토리 전개도 흥미롭다. <플란다스의 개>, <엄마 찾아 삼만리>, <톰소여의 모험> 등과 같은 동화책에서 느꼈던 아련한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2차대전 직후의 알프스 산골 마을엔 나 어릴적 우리의 시골마을처럼 아이들이 북적거리고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산골 마을의 정취도 잘 재현하여 보여주는 정말 괜찮은 영화이다. 이번에 내가 본 영화는 프랑스에서 꽤 유명한 TV드라마의 원작이었던 것을 2013년에 영화로 만든 <벨과 세바스찬>의 속편인 모양이다. 전편을 이미 봤던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지만 기회가 된다면 오리지날 버전도 꼭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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