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북한산 암장에서의 즐거운 하루 - 2012년 10월 21일
빌레이
2012. 10. 23. 19:28
지난 금요일부터 일박이일 동안 학교 업무 때문에 외부와 접촉할 수 없었다. 당연히 토요일에도 산에 가지 못했다.
일요일엔 주일예배의 의무감이 있지만 내 몸과 마음은 산으로 먼저 향한다. 산행하기엔 하루도 그냥 넘기기 아까운 가을 날씨다.
친구들과 우이동에서 만나 꿈길릿지 초입에 있는 암장에 도착한다.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든 골짜기가 예쁘기 그지없다.
다행히 아무도 오지 않은 암장에 짐을 풀고 아늑한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점령한다.
정신, 해식, 은경, 복심, 주성, 이렇게 다섯 명의 중학교 동창들이 모였다. 복심이는 참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다.
장비를 착용하고 왼쪽의 슬랩을 두 세 번씩 오르내린다. 복심이는 암벽등반이 처음이라 정신이의 개인지도를 받는다.
오랜만에 선등으로 삽십 미터 슬랩에 줄을 걸어본다. 한 번의 미끌림이 있었으나 무사히 안착한다.
홀드가 확실하지 않은 슬랩은 아직까지 익숙치 않다. 발을 좀 더 확실히 내딛고 무릎을 곧게 펴야 한다는 친구들의 지적이다.
해식이와 은경이가 준비한 홍어 삼합과 막걸리 한 사발로 점심을 먹는데 그 맛이 정말 좋다.
식사 후 직벽에 사선으로 뻗은 볼트들이 연속된 루트에서 인공등반을 연습한다. 확보줄과 레더를 잘 사용하니 한결 편해진다.
티롤리안 브릿지도 설치하여 한 번씩 매달려본다. 실전 등반에서 사용할 것을 생각해서 미리 연습한다 생각하니 보람차다.
맘 통하는 친구들과 아늑한 곳에서 북한산 골짜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단풍만큼이나 멋진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