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용인 조비산 암장 - 2022년 11월 13일(일)

빌레이 2022. 11. 14. 10:19

어제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모처럼 촉촉한 가을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그간 여러 가지 사정이 얽혀서 등반다운 등반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이번 가을 시즌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 하여 열심을 내 보는 수 밖에 다른 왕도는 없다. 맑은 날씨가 아닐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암벽에 대한 감각이나마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비산 등반에 나서기로 했다. 새벽에 비는 그쳤으나 흐리고 스산한 늦가을 날씨는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기범씨와 민경씨가 마침 일정이 맞아 함께 등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등반이 꽤나 고팠던지 몸상태는 별로였어도 나름 열심히 등반에 집중할 수 있었던 하루가 보람찼다.   

 

▲ 기범씨의 차로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민경씨를 기다리는 동안 처음으로 조천사 경내를 둘러보았다.
▲ 조비산가든에서 어프로치 하는 길에 올려다 본 암장 풍경이다. 어느새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 쌀쌀한 날씨지만 허리통증에 유의하면서 몸을 풀어보기로 한다. 핫팩으로 손을 데운 후 출발해야 했다.
▲ 동굴 우측벽의 '금빛모래(5.9)'부터 올라본다.
▲ 크랙을 따라 이어지는 등반선이 자연스러운 '스네이크(5.10b)'를 오르고 있다.
▲ '스네이크' 루트의 크럭스인 상단부의 크랙을 단 번에 돌파하지 못했다. 아직은 내 몸을 스스로 믿지 못하고 있었다.
▲ 쌀쌀한 바람을 피하여 우측 안쪽의 아늑한 벽으로 이동했다. 'Fantasy boy(5.10a)'를 등반 중이다.
▲ 'Fantasy boy' 루트는 비교적 쉽고 등반 길이가 길어서 내게는 몸풀기에 적당했다.
▲ 'Stay high(5.10a)' 루트를 오르고 있다.
▲ 기범씨와 민경씨도 바람을 피해서 우측 안쪽 벽으로 왔다. '시월에 핀 진달래(5.10d)' 루트 출발.
▲ 기범씨가 줄을 건 '시월에 핀 진달래(5.10d)' 루트를 톱로핑 방식으로 출발.
▲ '시월에 핀 진달래(5.10d)' 루트는 톱앵커가 사라져서 우측 앵커를 이용해야 했다.
▲ 기범씨가 '고래의 꿈(5.11c)'을 온사이트로 도전하고 있다. 내가 빌레이를 봤다.
▲ 기범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는데도 '고래의 꿈'을 가뿐하게 온사이트 완등했다.
▲ 온사이트 등반에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등반선을 읽어 나가는 기범씨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 '고래의 꿈'을 톱로핑 방식으로 올라 보았는데,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는 자각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둘 수 밖에 없었다.
▲ 오전에 6개 루트를 등반하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많은 클라이머들이 열클 중이었다.
▲ 점심 직후에 '청룡(5.10b)' 루트에 붙었다. 몸이 무거워 첫 번째 동작을 단번에 풀지 못했다.
▲ 두 번째 시도에서 가까스로 올라서서 겨우 완등할 수 있었다. 항상 든든히 받쳐주는 악우의 빌레이에 힘을 얻었던 모양이다.
▲ '청룡' 루트는 첫 볼트를 넘어선 후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 '백호(5.10a)' 루트는 '청룡'보다 한결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 '백호'에 이어 '수호천사(5.10a)'를 연속으로 올라 보았는데, 힘이 소진되어 한 차례 행도깅을 해야했다.
▲ 기범씨가 중앙벽 동굴 바로 우측의 '산초(5.11a)' 루트를 완등한 것으로 오늘 등반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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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비산 암장 중앙벽과 동굴 주변의 루트 개념도.
▲ 동굴 우측 벽의 루트 개념도.
▲ 조비산 암장 우벽 안쪽 루트 개념도.
▲ 조비산 암장 좌벽 루트 개념도.